‘빌딩으로 된 밭이 있다?’
뉴타운사업이 추진되는 경기 부천시 고강동에 고층 건물 전체가 밭으로 조성되는 ‘스카이 팜(Sky farm)’(개념도)이 들어선다.
스카이 팜은 하늘 농장이라는 뜻 그대로 고층 형태의 구조물에 수경재배시설을 설치해 고소득 작물을 경작하는 새로운 형태의 밭이다. 스카이 팜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인근에 올해 건설이 추진될 만큼 세계적으로도 희귀하다.
스카이 팜은 고강뉴타운 전체 177만㎡ 중 김포공항 비행기 항로와 겹쳐 주거에 부적합한 동쪽 3만∼5만㎡ 부지에 건설될 예정이다. 경기도와 부천시는 곳 5층 안팎의 기존 연립주택의 지붕과 벽체를 허문 뒤 골조 만 남겨 스카이 팜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강뉴타운 총괄기회가(MP)인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정창무(49) 교수는 “뉴타운의 자족기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자리창출이 바탕이 돼야 한다”면서 “스카이 팜을 설치할 경우 고용 창출 뿐만 아니라 식량 자급률을 높이고 도심녹지를 확보하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수도권에 1,313억원을 들여 스카이 팜 3만3,000㎡를 건설해 양상추를 재배할 경우 연간 인건비 19억원, 운영경비 43억원, 이자 92억, 법인세 33억원이 소요된다. 반면 매출액은 208억원에 달해 세후 순이익이 8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무엇보다 일자리가 창출돼 재개발 시 소외되는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보완효과가 크다. 기존 재개발이 저소득층을 몰아내는 방식인 데 비해 스카이 팜이 건설되면 생산 관리 유통에 수십∼수백명의 일자리가 생겨 저소득층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스카이 팜은 또 땅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건설될 경우 관광자원으로도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스카이 팜 건설은 현재 기술로도 충분히 건설할 수 있고 기후환경협약에 대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광섬유 빛을 이용하면 자연채광과 같은 효과가 있어 수십 층을 건설해도 재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 재생수를 사용해 환경을 보호할 수 있고 도심 녹지 기능을 함으로써 기후협약에도 기여하게 된다.
정 교수는 “스카이 팜 생산성은 일반 밭의 이십~삼십 배에 달해 상추 등을 경작하면 최소한 5%정도의 순수익이 발생한다”면서 “경작지가 부족하고 식량자급률도 떨어지는 우리나라의 경우 스카이 팜에 대한 연구 활성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부천시는 100억원 안팎을 들여 고강지구에 시범 성격의 스카이 팜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며, 환경부도 스카이 팜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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