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킹보다 한 뼘 높은 스파이크!’
용병보다 뛰어난 토종 김연경(20ㆍ190㎝ㆍ흥국생명)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설명이다. 타점이 얼마나 높길래 블로킹 위에서 스파이크를 때릴 수 있을까?
대한배구협회 김형실 전무는 “김연경이 전력을 다해 스파이크를 때릴 때 타점은 역대 최고인 315㎝ 정도다”고 말한다. 그물의 높이는 224㎝. 러닝 점프가 70㎝ 이상이라 그물보다 91㎝ 높은 곳에서 공을 때릴 수 있다. 여자 선수들의 타점은 290~305㎝, 블로킹은 이보다 낮기에 ‘한 뼘 높은 스파이크’란 수식어가 과언은 아니다.
한국 여자배구 사상 역대 최고 타점의 주인공 김연경은 13일 현재 득점(501점), 시간차공격(58.82%), 퀵오픈(60.33%), 공격종합(47.11%) 1위를 휩쓸고 있다. 김연경의 왼쪽 강타를 앞세운 흥국생명은 18승3패로 부동의 1위. ‘흥국생명에는 용병이 두 명 뛴다’ ‘김연경에게는 한국 무대가 너무 좁다’는 말이 나올만하다.
김연경은 공격 뿐 아니라 수비에도 일가견이 있다. 서브리시브 3위로 웬만한 리베로보다 나은 수비 능력을 자랑한다. 한일전산여고 시절 세터와 리베로로 뛰면서 기본기를 착실하게 닦았기 때문. 국가대표팀 이정철 감독은 “김연경은 수비와 이단토스까지 뛰어난데다 배구 센스까지 최고다”고 평가했다.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김연경을 영입하고 싶다”는 에이전트가 접근할 정도다. 김연경도 “언젠가는 세계 최고 무대에서 뛰고 싶다”고 말한다. 이탈리아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실력만 놓고 보면 연경이가 이탈리아에서도 통한다”면서 “그러나 체격이 더 커지고 근력이 붙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김연경의 올해 목표는 베이징올림픽. 서울올림픽이 열린 88년에 태어난 김연경은 “올림픽에 꼭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은 오는 5월17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베이징올림픽 세계예선에 출전한다. “한국을 뛰어넘어 세계 최고가 되고 싶다”는 김연경은 일단 흥국생명의 3연패와 올림픽 출전이 먼저라고 말을 아낀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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