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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방직 김성수 형제 행적 다툰 책 두권 동시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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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방직 김성수 형제 행적 다툰 책 두권 동시발간

입력
2008.02.1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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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시기 조선최대의 방직 공장이었던 경성방직을 설립했던 김성수, 연수 형제 일생을 추적, 한국자본주의의 식민지적 기원을 구명하려는 국내외 연구자의 저작이 동시에 나왔다.

카터ㆍJㆍ에커트 하버드대 동아시아연구소 교수의 <제국의 후예> 와 이 책의 번역자인 경제학자 주익종씨의 <대군의 척후> (푸른역사 발행). 두 책 모두 큰 틀에서 식민지발전론의 관점으로 김씨 형제들을 바라보지만 결론은 다소 다르다.

1991년 출간, 17년 만에 번역된 <제국의 후예> 는 김씨 형제를 식민지권력과 동맹을 맺은 자본가이자 1945년 이전의 자본가 계급 중 가장 규모가 크고 뛰어난 인물로 평가한다.

책은 이들이 기업운영을 위해 식민지은행으로부터 차입금과 출자금을 제공받았고, 노동쟁의가 일어나자 총독부 경찰권력의 보호를 받았으며, 일본군과 손잡고 만주로 진출한 사실을 세세하게 실증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들을 단순하게 친일자본가, 예속자본가로 몰아붙이지 않는다.

이데올로기나 개인적 친분보다는 물질적 이해관계에 따라 총독부와 결탁한 기업가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계도 분명히 긋는다. 에커트 교수는 “김씨 형제는 민족주의자로 자처했지만 민족의 이익과 계급의 이익이 갈등할 때 결코 계급이익을 포기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정치적 권리를 가지지 못한 식민지 자본가의 한계까지는 뛰어넘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주씨의 <대군의 척후> 는 에커트 교수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김씨 형제의 일생을 역동적 자본가의 입장에서 조명한다. 특히 주씨는 김씨 형제가 자본축적을 하는 과정에 총독부의 특혜를 받았다고 보는 에버트 교수의 논리를 비판, 이들과 총독부는 일반적 거래관계로 맺어졌다고 말한다.

그는 “김씨 형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뛰어난 적응과 자기개조, 자기계발을 보인 기업가”라며 “항일운동에의 기여여부와 그 정도를 따지는 역사학에서는 한국인들의 이러한 적응과 자기개조를 전혀 포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백승종 푸른역사 대표는 “에커트 교수의 저작은 식민지시대 한국사의 시각을 바꾼 선구적인 저작이라는 점에서, 주씨의 책은 에커트 교수 연구의 한계를 분석, 새로운 기업상을 제시한 책으로 식민지시대의 한국인들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에 대해 성찰을 촉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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