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전에 나선 흑인주자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12일(현지시간) 실시된 워싱턴 D.C.및 버지니아주, 메릴랜드주 등 수도권 3개 지역 경선에서 모두 압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오바마 의원은 ‘슈퍼 화요일’(5일) 이후 치러진 경선에서 8전 전승을 이어갔으며 전체 대의원 확보 수에서도 경쟁자 힐러리를 처음으로 앞섰다.
이날 오바마 의원은 버지니아주 예비선거에서 64%를 득표, 35%에 그친 힐러리 의원을 눌렀으며 메릴랜드주 예비선거에서도 60% 대 37%로 힐러리 의원을 따돌렸다. 흑인 유권자 비율이 가장 높은 워싱턴 D.C.코커스(당원대회)에서는 75% 대 24%의 압승을 거두었다.
CNN 방송은 이날 수도권 경선을 계기로 오바마 의원이 선출직 대의원 뿐 아니라‘슈퍼 대의원’을 포함한 전체 대의원 확보 수에서 1,215명 대 1,190명으로 힐러리 의원을 처음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의 수도권 3개 지역 경선에서는 이미 대세를 장악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를 비교적 여유있게 따돌리고 3전 전승을 거둬 대선후보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했다.
매케인 의원은 메릴랜드 및 워싱턴 D.C. 예비선거에서 각각 25% 포인트, 51% 포인트의 큰 차이로 허커비 전 지사를 눌렀고 경쟁이 치열했던 버지니아주 예비선거에서도 50% 대 41%로 승리했다.
오바마 의원이 파죽지세를 보이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민주당 유권자들이 그를 중심으로 뭉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 동안 치러진 경선에서 오바마 의원은 23개 주에서 승리, 10개 주 승리에 그친 힐러리 의원을 압도하고 있으며 ‘슈퍼 화요일’이후 치러진 경선에서는 거의 모든 측면에서 힐러리 의원을 무력화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경선에서 예상을 뛰어 넘는 승리를 거둔 것에 대해서는 오바마 의원의 대세론이 작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슈퍼 화요일’이후 전승을 거둬 본선 승리 가능성에서도 힐러리 의원을 압도하고 있으며 대선후보로서의 자질면에서도 한층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오바마 의원의 대선후보 지명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국의 선거 전문가들은 “오바마 의원이 정치자금 모금 실적에서 힐러리 의원을 더욱 더 위축시킬 것”이라며 “힐러리 의원이 아직은 우세를 보이는 ‘슈퍼 대의원’확보 경쟁에서도 전세가 역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바마 의원의 대세론을 떠받치는 힘이 백인 남성의 지지에서 나온다는 점도 주목 받고 있다. 백인 여성의 지지에서는 힐러리 의원이 여전히 앞서고 있으나, 오바마 의원은 백인 남성의 지지에 힘입어 버지니아 경선에서는 힐러리 의원보다 더 많은 백인 지지를 받았다. 흑인은 90% 이상이 오바마 의원을 지지하고 있으나 백인 남성은 그 같은 인종적 투표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