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노회찬 회동, 새 진보정당 세우기로
민주노동당 내 평등파(PD)의 대표격인 심상정ㆍ노회찬 의원이 13일 오후 비공개 회동을 갖고 민노당 탈당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과정에서의 공동 행보를 결의했다. 이에 따라 민노당은 실질적인 분당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심 의원과 노 의원의 이날 회동은 양측 핵심 참모들이 배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두 의원 모두 개인적으로 탈당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당 안팎의 평등파를 모두 아우르는 대규모 이동을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노당 내에서 대중성이 가장 높은 두 의원이 함께 움직일 경우 지난 3일 임시 당대회 이후 탈당했거나 탈당을 예고하고 있는 평등파가 대거 결합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노 의원에 이어 심 의원 역시 비례대표라는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17일 기자간담회에서 탈당을 '예고'하는 정도에 그치겠지만, 내주 초부터는 지역별로 탈당 행렬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서울시당 관계자는 "18일부터 수도권을 시작으로 시도당별로 500명 안팎의 대규모 탈당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과 노 의원은 현재 4월 총선을 겨냥한 창당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무소속일 경우 정당 지지율에 따른 비례대표 의석 확보가 불가능해 자칫 원내 교두보를 마련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태인 전 청와대 비서관, 홍세화 전 한겨레신문 기획위원 등이 이미 창당 실무작업에 나선 상황이다. 두 의원은 지역구에 마음이 가 있지만, 주변에선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 전국적인 선거운동을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물론 두 의원이 의기투합하더라도 진보진영의 열악한 상황을 감안할 때 총선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장담하긴 어렵다. 더욱이 조승수 전 의원과 김형탁 전 대변인 등 선도탈당파와 감정적인 앙금이 있는 터라 양측이 총선에서 각개 약진할 개연성도 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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