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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폴리텍대학 졸업하는 김성훈씨/ "눈물·땀 밴 작업복이 제2인생 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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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폴리텍대학 졸업하는 김성훈씨/ "눈물·땀 밴 작업복이 제2인생 열었죠"

입력
2008.02.1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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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 노동부 산하의 직업교육 전문 기관인 한국폴리텍대학을 졸업하는 김성훈(37)씨의 입에선 요즘 휘파람이 절로 난다. 졸업 전에 이미 대형 선박 부품을 만드는 업체에 수습 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15일로 정식 직원이 되기 때문이다.

김씨에게 기계 분야는 불과 1년 전만해도 매우 생소한 세계였다. 중앙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9년에 모 공사의 총무팀에 입사할 때만해도 사무직 ‘넥타이 인생’만 생각했다. 그러나 입사 8개월 뒤 사표를 던졌고, 대학 선배와 함께 그림ㆍ액자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체를 잘 운영하던 김씨는 선배의 배신으로 하루 아침에 무일푼으로 전락했다.

7년간 동고동락해 온 선배가 김씨 몰래 사업체를 정리하고 달아난 것이다. 졸지에 수억원대의 돈을 잃었고, 믿었던 선배에 대한 배신감을 이기지 못한 그는 점점 절망의 나락으로 빠져들어갔다.

“선배에게 사기를 당한 뒤 3개월 동안은 분을 억누를 수 없어 폐인처럼 살았죠. 매일 술을 끼고 살았고, 그 선배를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샅샅이 뒤졌습니다. 마음 고생, 몸 고생에 몸무게가 10kg은 빠졌어요.”

한숨의 나날을 보내던 그는 형의 권유로 지난해 3월 폴리텍대 창원캠퍼스 컴퓨터응용기계 1년 기능사 과정에 입학했다. 나만의 기술을 배워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서 였다. 넥타이와 양복에 익숙했던 그에게 작업복과 기계는 무척 생소했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다. 기계에 익숙해지기 위해 밤 늦게까지 실습실에 남아 기계와 씨름했다.

땀은 결실로 돌아왔다. 지난해 기계를 배운지 1년도 안 돼 수치제어선반기능사 등 무려 3개의 자격증을 땄다. 지난해 11월엔 경남 김해에서 선박 부품을 만들어 조선소에 납품하는 ㈜마린테크에 수습 사원으로 입사했다. 15일로 수습 딱지를 떼고 어엿한 정사원이 되는 김씨는 “기술을 배워 새 인생을 열었으니 올 해는 좋은 짝을 만나 꼭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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