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숭례문 소실과 관련, 사과 담화문을 발표하고 광화문보다 숭례문을 먼저 복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오 시장은 12일 ‘숭례문 화재에 대한 대 시민 담화문’을 통해 “숭례문 화재의 법적 책임을 두고 많은 논란이 있지만 포괄적으로 서울시에도 책임이 있다”며 “서울 소방재난본부가 5시간이 지나도록 진화를 하지 못한 상황을 포함, 문화재청으로부터 문화재 관리를 위임받은 관할 구청에 대해 시가 나서서 예산을 지원하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문화시정을 강조하면서도 역사문화 자원의 보호와 관리에 만전을 기하지 못한 점에 책임을 통감한다”며“앞으로 문화재 관리에 아낌없이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오 시장은 “국민적 호응이 뒷받침 된다면 광화문 복원용으로 확보한 자재를 숭례문 복원에 먼저 사용하는 방안을 관계 기관과 협의하겠다”고 말해 광화문 복원을 위해 확보한 금강송(金剛松)을 숭례문에 우선 사용하는 안을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금강송은 기둥과 대들보로 쓰이는 핵심 부재로, 확보가 안되면 숭례문 복원은 무한정 연기될 수 있다. 실제 문화재청은 지난해 광화문 복원에 사용될 지름 1m 이상의 금강송을 구하기 위해 백두대간 일대를 1년여 동안 뒤진 끝에 겨우 26그루를 찾아냈다. 광화문은 내년 9월 완공을 목표로 현재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오 시장은 또 “일제시대 때 무너진 성벽도 함께 복구해 이번 화재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문화재청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숭례문은 성문임에도 날개(성벽)가 없어 성문인지 망루인지 구분이 안됐고, 이 때문에 시민들이 많이 아쉬워했다”며 “남산(힐튼호텔) 방향의 공간을 활용하면 길이 50~70m는 복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도로가 난 반대쪽으로는 몇 m라도 성벽을 쌓으면 수원화성처럼 웅장한 모습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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