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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균 2집 '어나더코너' 짙은 우울함 밴 음색·깊어진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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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균 2집 '어나더코너' 짙은 우울함 밴 음색·깊어진 감성…

입력
2008.02.12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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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짱] '나비야' 이별남들의 애창곡 될걸요

가수 하동균이 자신의 이름에 드리웠던 우울함을 한층 걷어냈다.

하동균은 2004년 원티드 1집 활동 중 불의의 사고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탓일까? 원티드는 수준 있는 음악을 하면서도 2집을 낼 동안 변변한 활동을 하지 못했다.

원티드에 속해 불렀던 <아이 프라미스 유(i promise u)> 솔로 데뷔 후 히트시킨 <그녀를 사랑해주세요> 등의 곡들은 짙은 슬픔이 가득하다. 하지만 직접 만나본 하동균은 선입견을 비웃듯이 밝고 활발해 보였다. 쑥스러운 듯 웃으면서 할 말은 다 하는 모습이다. 드리운 우울함도 한 순간에 날라가는 듯했다.

하동균이 1년 8개월 만에 발표한 2집 앨범 <어나더 코너(another corner)> 는 제목처럼 자신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듯하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 <나비야> 도 짙은 우울함과는 거리가 멀다. 흥이 북돋는 리듬이 귀에 감기지만, 씁쓸한 이별의 기억을 담담하게 추억하게 만든다. 또 다른 남성 취향의 이별곡인 셈이다.

무엇보다 하동균이 겪었던 이별담을 작사가에 전달해 토해놓은 가사라 절절하게 다가온다. 노래 속에서 하동균이 애절하게 부르는 ‘나비’는 옛 연인의 애칭이다. 하동균은 “누구나 그런 이별의 기억이 한 번은 있지 않냐”고 되물었지만 눈매에는 깊은 슬픔이 감지됐다. 모든 남성이 공감할 만한 이별 감성이 어디서 나오냐고 물으니 “사랑을 하면 푹 빠지는 스타일이라 이별 후에 힘겨운 시간을 많이 보내서 그런가 봐요”라고 대답했다.

하동균의 노래는 거칠게 내지르는 창법이지만 힘겹게 들리지 않는다. 국내 R&B 가수들이 이른바 ‘소몰이 창법’에 빠진 반면 하동균은 날 것의 음색을 그대로 살려낸 창법을 구사한다. 단연 요즘 가수들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2집에서 이런 느낌은 보다 강화됐다. 하동균의 2집 앨범에는 그만이 소화해낼 수 있는 곡들이 대거 담겼다. 하동균이 요즘 빠져서 듣는다는 해외 아티스트들의 이름을 읊조릴 때, 문득 그의 음악이 어떤 것인지 이해되면서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동균은 “존 메이어와 데미안 라이스 음악을 끼고 살아요. 영국 밴드들의 록 음악도 자주 듣죠. 좋아하는 음악이 자연스럽게 앨범 작업을 할 때 녹아든 것 같아요. 우울하다고요? 제가 부르고 듣기에는 이런 음악들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다른 수록곡들도 1집에 비해 한층 밝아졌다. <그녀를 사랑해주세요> 의 작사가 최갑원과 자곡가 PJ가 다시 뭉친 <운명> , 중독성 있는 비트와 현악기 선율이 조화를 이룬 <갈색 눈동자> , 곽경택 감독의 영화 <사랑> 을 보고 받은 느낌을 노래로 표현한 <비가 오나 눈이> 등은 하동균이 슬픈 멜로디 속에서도 통통 튕겨지는 리듬감이 살아있다. <너의 방 안에> <우정가> <골목길 러브 스토리> 는 예전의 하동균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노래가 흥겹다.

슬며시 변화를 꾀한 하동균에게 ‘가수의 삶은 노래를 따라간다’는 속설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던져봤다. 하동균은 슬쩍 미소를 띄더니 멋쩍게 교과서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하지만 묵직한 진심만은 그대로 전해졌다.

“제가 부르고 싶은 음악만 할 수 없잖아요. 보다 많은 사람들이 듣기 좋은 음악을 해야 겠죠. 이번 앨범 활동에는 밝고 경쾌한 모습도 좀 보여드리고 싶어요. 방송에도 예전보다 자주 모습을 비춰볼 생각이에요.”

스포츠한국 김성한기자 wi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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