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해수부·여성부·농진청 반드시 존속해야" 강경한나라 "총선표 의식 시간끌기… 새정부 발목" 비난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협상이 진통을 거듭하며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은 11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6인 회동을 열어 개정안 처리를 위한 막판 협상을 재개했으나 팽팽한 줄다리기만 계속됐다.
개정안의 핵심쟁점인 여성가족부, 해양수산부, 농촌진흥청의 폐지를 주장하는 한나라당과 이에 반대하는 신당의 입장은 요지부동이었다.
특히 이들 부처 폐지여부는 양당의 총선전략과도 맞물려 있어 해법을 찾기가 더욱 어려운 상태. 한나라당은 "협상은 오늘로 끝이다"며 배수의 진을 쳤지만 신당은 "졸속 처리는 안 된다"며 물러서지 않아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했다.
10일에 이어 이날 협상마저 물 건너 갈 경우 인사청문회 준비기간(12일) 등을 감안하면 25일로 예정된 이명박 당선인의 취임식 이전에 각료 임명은 어려워 질 전망이다.
회의 전 한나라당은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신당 지도부를 정조준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협상 상대인 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를 거론하며 "강경파에 휘둘린 채 아무런 권한이 없는 것 같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안 원내대표는 "협상은 서로 주고받는 것인데 저쪽은 아무것도 내놓지 않아 도저히 협상 자체가 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통일부를 존속시키기로 양보한 만큼 신당도 이에 상응하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신당은 총선에서 여성, 농어민 표를 의식해 순전히 정략적인 관점에서 시간을 끌고 있다"며 "새 정부에 협조는커녕 발목잡기로 나서고 있는 신당은 기본적인 정치윤리마저 깡그리 무너뜨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도 "새 정부가 미래를 준비하려는데 신당이 자기들의 실정을 덮는 수단으로 방해하고 있다"며 "실패한 길로 새 정부도 가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반면 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정부부처를 줄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해수부, 여성부, 농진청은 반드시 존속해야 한다"며 "정부 슬림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대국민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인 지는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당 내부 기류도 한나라당에 맞서 강경 대응을 주문하고 있는 상태다. 신당 협상단은 10일 협상이 결렬된 후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타협안을 논의했지만 최고위원들이 부처 폐지에 거세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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