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님은 '괴이한 일-怪, 이상한 힘-力, 인륜을 어지럽히는 일-亂, 귀신에 대한 일-神' 등 '이성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불가사의한 존재나 현상'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단다. 우리는 공자님이 까무러칠 정도로, 극심한 괴력난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기'를 시도해 봐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일이 부지기수다.
조금만 각도를 달리해서 보면 '세상에 이런 일이' 천지다. 두 특검, 대운하, 영어 소동 이 셋만 봐도 괴력난신의 파노라마다. 미디어와 사이버 세상은 괴력난신 공작소 같다. 하기는 나부터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잡생각으로 점철된 괴력난신 덩어리다.
그러나 모르는 게 약이라고 수수방관하기보다는, 아는 게 힘으로 믿고, 이래저래 경험하고 다각도로 생각해보는 게 그래도 즐겁게 사는 방법인 것 같다. 공자님도 딴청을 부렸을 뿐 결국 그 말씀들은 죄 괴력난신을 가능한 줄여보자는 소리 아니었나.
사실 내가 '괴력난신'을 외치며 생각하기를 포기한 문제들 중, 절반 이상은 나의 노력에 따라서 이성적 설명과 판단이 가능했을 것이다. 내가 지레 겁먹어서 혹은 게을러서 대충 쳐다보고 만 것이다. 사람은 평생 공부해야 한다는 말이 별 말이 아니라, 괴력난신에 저항하라는 말이지 싶다.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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