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준상 6단 ● 이창호 9단
<장면 2> 이 바둑은 앞 장면 좌하귀 전투에서 흑이 약간 이득을 본 데다 선수까지 잡아, 실전보 흑1을 두게 되니 상당히 기분 좋은 흐름이다. 장면>
그러자 윤준상이 얼른 백2로 두었는데 바로 이 수가 문제였다. 평소 같으면 우변 백진을 키우면서 상변 흑 세력을 견제하는 일석이조의 호착이라고 칭찬을 받았겠지만 지금은 거꾸로 흑의 패배를 재촉한 주범으로 지목됐다.
백2로는 조금 발이 느린 듯한 느낌이 있더라도 <참고1도> 1, 3으로 튼튼하게 지켜 둔 다음 A, B 등의 단점을 노리는 게 정수였다. 실전에서는 반대로 흑3이 선수가 된다는 게 쓰라리다. 여기서 백이 손을 뺐다가는 <참고2도> 2로 가만히 올라서는 수가 있어서 백 대마가 다 잡힌다. 참고2도> 참고1도>
윤준상이 어쩔 수 없이 백4로 지켰지만 이 교환 자체로 큰 손해인데다 다음에 이창호가 흑5로 상대의 이마에 딱 갖다 붙인 수가 절호점이다. 계속해서 백6, 8에는 흑7, 9로 꾹꾹 눌러 막아 흑13까지 철벽을 쌓았다.
우상귀 흑 한 점이 잡혔지만 다음에 C로 껴붙이는 끝내기 수단이 남아 있어서 생각보다 별 게 없다. 이에 반해 상변 흑집이 어림 잡아 40집 가량 확보된 데다 좌하귀와 우하귀까지 있어서 일찌감치 흑의 우세가 굳어졌다.
박영철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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