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10일 공화당 대선후보로의 지명이 확실시되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 대해 “진정한 보수주의자”라며 띄우기에 나섰다.
그러나 보수주의자의 적자인 부시 대통령의 지원이 정통 보수와 다소 거리를 둬온 매케인 의원에게 도움이 될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보수 성향의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매케인은 균형재정 정책을 확고히 지지하고 있고 세금감면이 영구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 낙태를 반대하는 등 건전한 원칙을 갖고 있다”며 매케인의 ‘보수성’을 치켜세웠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아직 경선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도 “매케인 의원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되면 그를 돕겠다”고 사실상의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부시 대통령이 그 동안 공화당의 ‘독불장군’으로 통하던 매케인 의원을 껄끄럽게 생각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발언은 매케인 의원에게 ‘보수 색깔’의 옷을 입혀 공화당 핵심 보수층의 단합을 유도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큰 격차에도 불구, 보수층의 지지에 기대 경선 계속을 고집하고 있는 허커비 전 지사에게는 일종의 경선 포기 압박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나아가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의 정당성에 관한 한 자신의 입장을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는 매케인 의원을 통해 국가안보 문제에서의 원칙적 입장을 부각시킴으로써 대선 본선에서 민주당과의 사이에 주요 전선을 형성하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의도를 두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라크전 실패에다 경기침체의 우려까지 겹쳐 부시 대통령은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재임 중 최저치인 30%의 지지율로 곤두박질했다.
2006년 중간선거에서도 공화당의 상ㆍ하 의원 및 주지사 후보들은 부시 대통령과 함께 사진 찍기를 마다했었고 부시 대통령이 오기로 한 집회에 불참하는 등 적잖은 기피현상을 보였었다.
안보문제를 이슈화하는 데 대해서도 이라크전 상황은 앞날을 누구고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항상 위험을 내포한 선거전략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본선 대결과는 관계없이 매케인 의원이 향후 경선에서 허커비 전 지사를 조기에 제압, 경선 포기를 유도해 내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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