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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수주 400억달러 시대… 달라진 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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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수주 400억달러 시대… 달라진 풍속도

입력
2008.02.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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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은 지난해 말 1억2,000만달러 규모의 인도네시아 연료터미널 공사 사업성을 검토하다 결국 입찰에 참가하지 않았다. 발주처가 완공 후 공사대금을 일시불로 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일종의 외상거래는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고가 역대 최고인 400억달러에 육박하는 등 호황이 이어지면서 대형 업체들의 공사 수주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과거 물량 위주의 '묻지마' 수주에서 벗어나 수익성 있는 사업에만 선택과 집중을 하는 질적 성장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로 11일 건설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 수주액은 53억4,5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9억9,000만달러)의 2배에 달한다.

그동안 건설업체들이 해외건설 시장에서 뿌린 씨앗(수주 물량)은 많았지만 정작 거둔 열매(수익성)는 적었다. 저가 수주가 많아 수익성을 내기가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건설사 한 임원은"3~4년 전 수주한 물량 대부분은 목표수익률이 5~7% 정도여서 원화가치 상승과 공사 중 클레임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이 적자이거나 적자를 겨우 면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이 최근 들어서는 리스크을 감안한 수익성 확보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해외수주액 30억달러 목표로 세운 대우건설은 목표는 지난해보다 90%나 높지만 신흥시장 개척보다 강세를 보여온 나이지리아 리비아 등에 집중해 영업이익률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 해외사업부문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실적을 채우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지금은 검증된 시장에만 집중해 수익성이 없으면 큰 공사라도 입찰에도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설업체 중 최대 해외건설 물량을 확보한 현대건설도 돈 되는 일감을 고르느라 연초부터 바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요즘은 설계 등 고급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규모와 수익성이 큰 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해외 수주전에서 단순 토목이나 도로건설 등 노동집약적 저수익 건설사업은 중국이나 터키 등 업체에 넘기고 플랜트나 고부가가치 주택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 최고층 빌딩인 '버즈 두바이'(160층 이상) 건설로 명성을 쌓고 있는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중동에서 이어질 초고층빌딩 사업에 집중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과거에는 초고층 빌딩 건축의 기술력을 쌓기 위한 씨뿌리기 기간이었다면 앞으로는 기술력 축적과 수익성까지 확보하는 수확의 시기가 될 것"라고 말했다. 이밖에 쌍용건설과 SK건설도 플랜트 사업에 집중해 고수익 구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김종각 해외건설협회 기술위원은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강화를 위해 해외건설금융 시스템을 도입 등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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