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시론] 소득 4만달러 시대의 저작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시론] 소득 4만달러 시대의 저작권

입력
2008.02.10 14:51
0 0

대통령직 인수위가 문화콘텐츠 생태계 복원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단속본부를 구성한다(한국일보 2월4일자 보도)는 데 박수를 보낸다. 선진국들의 문화상품 상당수가 저작권과 관련이 깊은데도 우리 사회의 저작권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 저작권 중요성 아직 잘 몰라

원칙적으로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이용하려면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한다. UCC동영상 서비스로 유명해진 유투브의 경우 이미 저작권 침해에 따른 각종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UCC, 블로그 등을 통해 전파되는 대부분의 저작물도 아주 복잡한 분쟁의 씨앗을 안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저작권에 대한 인식 전환이 꼭 필요하다. 저작권분쟁이 얼마나 지루하고 힘든 싸움이 될 수 있는지는 이미 벅스나 소리바다를 통해 충분히 경험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는 지금 이 시점이 저작권정책과 문화산업의 기본 틀에 대해 재점검할 수 있는 최적기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새 정부에 대한 바람을 몇 가지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저작권은 우리 모두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저작권문제는 더 이상 몇몇 변호사와 법무법인이 다루는 전문영역이 아니다. 생활하면서 접하는 모든 것들이 직ㆍ간접적으로 저작권과 연관돼 있다.

출근길에 라디오를 듣거나 신문을 보는 것, 직장이나 학교에서 보고서를 쓰는 것, 그림을 그리거나 영화를 만드는 모든 행위가 합법적으로 가능하기 위해서는 창작자로부터 저작권 이용허락을 받아야 한다. 사회가 선진화할수록 저작권은 점점 더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그 영역을 넓혀갈 것이다.

둘째, 디지털경제로 전환되고 있는 오늘날 저작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전략무기 중 하나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다. 세컨드 라이프라는 3D가상현실 네트워크가 눈 앞에 펼쳐져 있고, 수백억 달러의 현금이 거래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사이버공간에서 제작된 모든 상품은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고 향후 기술 발달로 인한 부가가치 창출 과정에서 분쟁을 일으킬 개연성이 가장 큰 영역 또한 저작권분야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저작권 침해에 대한 효과적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저작권보호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불법 콘텐츠 유통으로 인한 시장 침해규모는 음악이 약 4,568억 원, 영상은 영화 3,391억 원을 포함해 약 1조 1,499억 원, 출판은 약 4,125억 원으로 추산됐다. 불법행위로 인한 관련 산업 피해액은 연간 2조원에 이른다.

인터넷 이용자 한 사람이 한 달 평균 45곡을 다운로드 받고 있다는 보고서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 국민은 저작물 공유에 대한 불법 인식이 거의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저작권을 비롯한 지적 재산권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감시대상국이다. 감시대상국 꼬리표를 떼어내야 국민소득 4만 달러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 침해 당하는 권리 지켜줘야

우리 저작권법이 미약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강력한 보호정책이 부족할 따름이다. 문화산업을 진흥하고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침해 당하는 권리를 보호해 주는 일이 더욱 시급하다.

이런 면에서 새 정부가 저작권 보호에 관심을 갖고 법적, 제도적으로 적극적 노력을 한다는 결정을 환영한다. 문화산업과 저작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형제지간임을 명심하고 저작권 분야의 기초 체력을 확실하게 다질 수 있도록 깊이 고민해 주기 바란다.

정홍택 한국 저작권단체연합회(저작권보호센터) 이사장

<저작권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