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도시를 수출한다. 그냥 도시가 아닌, 첨단 ‘유비쿼터스 도시(U-시티)’도시다. 이 같은 ‘도시수출’에서 SK는 미래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10일 SK에 따르면 산유국인 중동과 동남아 등에서 종합 비즈니스 모델인‘미래형 도시 수출’사업이 가속화되고 있다.
도시수출은 말 그대로 도시 전체를 통째로 지어주는 사업. 기존 도시의 도로 전기 건축 통신 등을 개별적으로 수주하고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기본설계부터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에너지제공, 통신망구축, 도시운영에 필요한 IT솔루션 등을 패키지로 지어주는 종합프로젝트다. SK관계자는 “사막 위에 두바이 같은 도시를 새로 만드는 대역사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국내 수도권에서 인구 10만명 규모의 도시 하나를 만들기 위해 드는 금액은 최소 20조원. 만약 미래형 유비쿼터스 시스템이 적용되고, 가스와 화학, 정유 등 각종 최첨단 에너지ㆍ환경관리 솔루션까지 제공되면 비용은 70조원(사우디의 경제신도시개발 계획)에 달한다. 사업자입장에선 엄청난 부가가치가 보장됨은 말할 것도 없다.
이 같은 미래형 최첨단 도시를 해외수출한다는 것이 바로 SK의 21세기형 뉴 비즈니스 모델이다. 오일달러가 넘쳐 나지만 도시 인프라 구축 노하우가 없는 중동과 떠오르는 신흥 동남아 국가들에게 ‘제2의 두바이’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U-시티 프로젝트를 이미 ‘미래 먹거리’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향후 20년간 SK그룹을 먹여 살릴 신성장동력은 해외에서 새로운 도시의 설계와 건설, 각종의 IT 통합시스템과 에너지ㆍ환경 관리설비 구축 등을 하나의 패키지로 결합해 도시를 수출하는 U-시티 사업이다”고 말했다. 지난달말 스위스 다보스포럼 참석 후 가진 사장단 회의에서도 “올해 SK그룹 차원의 시너지 역량을 결집하고, 그룹의 핵심 과제인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성과 창출을 위해선 U-시티 사업이 선봉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그룹 내에 U-시티 위원회를 구성한 SK는 계열사별 역할분담까지 끝낸 상태. 예컨대 ▦SK텔레콤의 통신 네트워크와 유비쿼터스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SKC&C의 시스템 통합과 솔루션 구축 ▦SK건설의 도시 시설물 구축 ▦SK네터웍스의 통신망ㆍ서비스 설계, 도시물류 효율화 역량 ▦SK에너지의 에너지ㆍ환경 등 도시 기반시설 구축능력 등을 하나로 통합한다는 구상이다.
최 회장은 특히 최근 다보스 등에서 만난 중동과 동남아 국가 고위층들에게 SK의 ‘도시수출’효과를 설명했고, 이들로부터 깊은 관심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한국의 경제발전 모델과 산업기술을 신흥산유국에 맞는 발전모델로 패키지화해 제공하는 SK의 방안에 대해 전폭적 지원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업은 이미 지난해부터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국영투자청(SAGIA)과 U-시티건설 양해각서(MOU)를 체결, 올해부터는 사우디에 첨단 도시에 필요한 ITㆍ건설ㆍ에너지ㆍ 환경 등 종합 인프라 서비스 기술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베트남 정부에서도 올 하반기부터는 U-시티 사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임규관 SK텔레콤 U-시티 사업추진그룹장은 “올해는 SK의 U-시티 사업의 원년으로 블루오션인 해외시장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한국의 도시개발과 IT 역량을 결합한 도시개발 상품의 수출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U-시티란
유비쿼터스란 언제 어디서나 이용가능하다는 의미. 도시전체가 IT시스템으로 통합돼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미래도시가 U-시티 개념이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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