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일본에서 발생한 중국산 냉동만두 약물중독 파문에 대해 “제조 단계인 중국 공장에서 이물질(농약 성분)이 투입됐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밝혔다.
이는 문제의 냉동 만두 제조업체인 허베이(河北)성 톈양(天洋)식품에 대한 중국 당국의 정밀 검사가 진행된 뒤 나온 것이다. 향후 일본측이 중국 공장에서 농약이 투입됐을 것이라는 결론을 낼 경우 외교적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화통신은 8일 웨이촨중(魏傳忠) 중국 국가질검총국 부국장이 “톈양식품 가공공장은 엄격한 제조 관리를 하고 있었다”며 “제조 과정에서 이물질이 들어갔거나 누군가 이물질을 투입했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특히 웨이 부국장은 “일본 경찰의 조사 결과를 보면 이 사건은 식품안전 문제에 관한 사건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누군가 저지른 사건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일본 내 유통과정에서 농약이 투입됐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이다.
일본 언론들은 웨이 부국장이 “중일관계 발전을 원하지 않는 극단적인 분자에 의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일본 효고(兵庫)현에서 약물중독 증세를 일으킨 냉동만두 제품의 포장지에 미세한 구멍이 발견된 점 등을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오사카(大阪)부 히라카다(枚方)시에서 회수한 만두 2봉지에서 또다시 유기인계 살충제 ‘메타미도포스’ 성분이 검출되고 이중 파손되지 않은 한 봉지의 포장재 바깥과 안쪽 모두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또 톈양식품이 생산한 냉동만두의 만두소와 만두피에서 또 다른 맹독성 농약 성분인 디클로르보스가 검출되면서 제조 단계에서 이물질이 투입됐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마치무라 노부나카(町村信孝) 일본 관방장관은 “상식적으로 볼 때 포장재 안쪽에서도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면 포장 전 제조 과정에서 투입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중일 양국의 현격한 견해 차이를 감안할 때 농약성분을 투입한 범인이 단기간 내에 잡지 않는 한 이번 사건은 양측간 지루한 공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에서는 중국산 냉동만두를 먹고 이상증세를 보인 소비자가 1,000명을 넘고 이중 10여명은 심각한 약물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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