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4개월가량 처리를 미뤄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이 설 연휴 직후인 11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상정된다. 한나라당은 비준 동의안을 공청회 등을 거쳐 14일 전체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대통합민주신당측이 남북총리회담 합의서 비준안과 같이 처리하자며 사실상 2월 중 처리를 미루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 통외통위 신당측 간사인 이화영 의원은 5일 “4월 총선이후 17대 국회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처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위원회가 주최한 ‘한미FTA 조기 비준을 위한 세미나’에 참석해 “지금 여야는 2월 임시국회 중 한미FTA를 처리할 수 있느냐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4월 총선 직후이자, 18대 국회 출범 직전에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표결한다면 농촌 출신 의원들도 당락이 결정된 이후이므로 부담 없이 표결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며 “2월 임시국회에서 충실한 논의를 거친 뒤 양당 지도부의 결정을 통해 4월 총선 직후 처리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간사인 진 영 의원은 “한나라당은 비준동의안의 2월 처리에 대해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서도 “아직은 신당이 여당이고 다수당인 만큼 독자처리는 어려운 것이 아니냐”며 한발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재계는 이날도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신속히 처리해줄 것을 국회에 촉구했다. 전경련 세미나 참석자들은 “대외경제 여건이 나빠지고 있는 만큼 우리 경제의 경쟁력 제고와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한미FTA의 조기 비준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도 “20일부터 시작될 임시국회에서 한미FTA 비준동의안이 처리되길 바란다”면서 “18대 국회가 구성 이후에 논의해 보자고 한다면 6월 이후에나 심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또 “4월 총선 직후 18대 국회가 꾸려지기 전에 처리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그때는 의결정족수 구성이 쉽지 않을 상황이므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FTA 민간대책위원회도 이날 대책위 공동위원장인 이희범 무역협회장과 외교부 김한수 FTA 추진단장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갖고 한미FTA의 조속한 국회 비준을 요구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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