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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100여개 보수교단 '제2의 공인성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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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100여개 보수교단 '제2의 공인성서' 출간

입력
2008.02.0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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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가 두 개의 공인성서 시대를 맞게 됐다.

그 동안 개신교 교단들은 대한성서공회에서 발행한 성서를 공인성서로 사용해왔지만 최근 일부 보수 교단들로 구성된 한국성경공회가 새로운 성서를 출간함으로써 제2의 공인성서가 등장하게 됐다. 성서는 개인이든 교단이든 누구나 번역, 출판할 수 있지만 각 교단 총회가 인준한 성서를 공인성서로 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 개신, 예장총회 등 100여 개 보수 교단들이 1994년에 창립한 한국성경공회는 지난달 31일 서울 서대문구 창광교회에서 <하나님의 말씀, 바른성경> 출판 봉헌 감사예배를 갖고 새 성서를 선보였다.

<바른성경> 편찬작업에는 17개 복음주의적 신학대학 교수 43명이 번역위원으로 참가, 99년 6월부터 8년 6개월에 걸쳐 히브리어 구약과 헬라어 신약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했다.

한국성경공회는 복음주의신학을 대표하는 학자들이, 성서의 무오류를 믿는 보수 기독교의 신학적 입장에서, 의미 일치가 아니라 형식 일치의 번역이론에 따라 직역 위주로 , 중ㆍ고교에서 교과서에서 사용하는 표준말로 번역한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사무총장 김태윤 목사는 “100여년동안 사용해온 개역성경은 외국 선교사들이 번역했기 때문에 현대인들이 읽기 어렵고 오역, 탈역, 누락 등이 많았다”면서 “<바른성경> 은 한국의 전통적인 보수 기독교의 신학적 입장에서 현대인들이 읽기 쉽게 번역했다”고 말했다.

개신교에서 성서의 번역과 출판은 1887년 선교사들이 조직한 성서위원회로 시작된 대한성서공회가 신약과 구약을 차례로 번역한 뒤 1937년 개역작업을 거쳐 <신구약 한글 개역성경> 을 간행한 것이 공인본의 시작이다. 대한성서공회는 1961년 이를 쉽게 고친 <개역한글판> 을 출간했다.

이후 대한성서공회는 시대 변화에 맞춰 1993년 <표준새번역> 을 냈으나 보수 교단들이 여호와의 명칭이 기존 성서와 다르다는 등의 이유로 자유주의, 다원주의적 신학의 영향을 받은 번역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부 보수 교단들은 <표준새번역> 을 채택하는 대신 한국성경공회를 구성, 독자적으로 번역작업에 착수했으며 그 결과가 이번에 나온 <바른성경> 이다.

대한성서공회는 표준새번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98년 개역한글판을 개정한 <개역개정판> 을 다시 냈다. 현재 목회자와 교회에 따라 <개역성경> <표준새번역> <개역개정판> , 천주교와 함께 번역한 <공동번역> 등 4,5종류의 성서를 사용하고 있으며, 개인들이 번역한 여러 종류의 성서가 출판돼 있다.

이번 <바른성경> 의 출판으로 100년이 넘게 지속되어온 대한성서공회의 공인성서 독과점시대가 끝났다. 현재 한국성경공회에 참가한 교단들 외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고신 등 일부 교단들이 <바른성경> 의 채택 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서는 국내에서만 1년에 대략 100만 권 안팎이 판매되고 있다.

여러 교단에서 파견된 이사들이 운영하는 대한성서공회는 현재 공식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개신교계에서는 1~2년 안에 <바른성경> 이 1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의 경우 보수 성서가 나온 지 30여년 만에 시장을 석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개의 공인성서에 대해 개신교계의 여론은 양분돼 있다. 안 그래도 사분오열돼 있는 개신교의 내부 혼란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견해가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대한성서공회에서도 여러 본의 성서가 나와있고 개인들이 내는 성서도 많으므로 별 문제가 없다는 견해도 있다.

김태윤 목사는 “미국 영국 독일 등도 교파별로 여러 판본의 성서가 출판되고 있으며 심지어 큰 교회는 단독으로 내는 경우도 있다.

성서 번역본은 많을수록 좋으며 그 가운데서 선택하는 것은 전적으로 신자들 개인이나 개 교회에서 할 일”이라면서 “<바른성경> 출판으로 교회가 분열된다는 것은 오해”라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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