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가 두 개의 공인성서 시대를 맞게 됐다.
그 동안 개신교 교단들은 대한성서공회에서 발행한 성서를 공인성서로 사용해왔지만 최근 일부 보수 교단들로 구성된 한국성경공회가 새로운 성서를 출간함으로써 제2의 공인성서가 등장하게 됐다. 성서는 개인이든 교단이든 누구나 번역, 출판할 수 있지만 각 교단 총회가 인준한 성서를 공인성서로 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 개신, 예장총회 등 100여 개 보수 교단들이 1994년에 창립한 한국성경공회는 지난달 31일 서울 서대문구 창광교회에서 <하나님의 말씀, 바른성경> 출판 봉헌 감사예배를 갖고 새 성서를 선보였다. 하나님의>
<바른성경> 편찬작업에는 17개 복음주의적 신학대학 교수 43명이 번역위원으로 참가, 99년 6월부터 8년 6개월에 걸쳐 히브리어 구약과 헬라어 신약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했다. 바른성경>
한국성경공회는 복음주의신학을 대표하는 학자들이, 성서의 무오류를 믿는 보수 기독교의 신학적 입장에서, 의미 일치가 아니라 형식 일치의 번역이론에 따라 직역 위주로 , 중ㆍ고교에서 교과서에서 사용하는 표준말로 번역한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사무총장 김태윤 목사는 “100여년동안 사용해온 개역성경은 외국 선교사들이 번역했기 때문에 현대인들이 읽기 어렵고 오역, 탈역, 누락 등이 많았다”면서 “<바른성경> 은 한국의 전통적인 보수 기독교의 신학적 입장에서 현대인들이 읽기 쉽게 번역했다”고 말했다. 바른성경>
개신교에서 성서의 번역과 출판은 1887년 선교사들이 조직한 성서위원회로 시작된 대한성서공회가 신약과 구약을 차례로 번역한 뒤 1937년 개역작업을 거쳐 <신구약 한글 개역성경> 을 간행한 것이 공인본의 시작이다. 대한성서공회는 1961년 이를 쉽게 고친 <개역한글판> 을 출간했다. 개역한글판> 신구약>
이후 대한성서공회는 시대 변화에 맞춰 1993년 <표준새번역> 을 냈으나 보수 교단들이 여호와의 명칭이 기존 성서와 다르다는 등의 이유로 자유주의, 다원주의적 신학의 영향을 받은 번역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부 보수 교단들은 <표준새번역> 을 채택하는 대신 한국성경공회를 구성, 독자적으로 번역작업에 착수했으며 그 결과가 이번에 나온 <바른성경> 이다. 바른성경> 표준새번역> 표준새번역>
대한성서공회는 표준새번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98년 개역한글판을 개정한 <개역개정판> 을 다시 냈다. 현재 목회자와 교회에 따라 <개역성경> <표준새번역> <개역개정판> , 천주교와 함께 번역한 <공동번역> 등 4,5종류의 성서를 사용하고 있으며, 개인들이 번역한 여러 종류의 성서가 출판돼 있다. 공동번역> 개역개정판> 표준새번역> 개역성경> 개역개정판>
이번 <바른성경> 의 출판으로 100년이 넘게 지속되어온 대한성서공회의 공인성서 독과점시대가 끝났다. 현재 한국성경공회에 참가한 교단들 외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고신 등 일부 교단들이 <바른성경> 의 채택 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서는 국내에서만 1년에 대략 100만 권 안팎이 판매되고 있다. 바른성경> 바른성경>
여러 교단에서 파견된 이사들이 운영하는 대한성서공회는 현재 공식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개신교계에서는 1~2년 안에 <바른성경> 이 1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의 경우 보수 성서가 나온 지 30여년 만에 시장을 석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른성경>
두 개의 공인성서에 대해 개신교계의 여론은 양분돼 있다. 안 그래도 사분오열돼 있는 개신교의 내부 혼란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견해가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대한성서공회에서도 여러 본의 성서가 나와있고 개인들이 내는 성서도 많으므로 별 문제가 없다는 견해도 있다.
김태윤 목사는 “미국 영국 독일 등도 교파별로 여러 판본의 성서가 출판되고 있으며 심지어 큰 교회는 단독으로 내는 경우도 있다.
성서 번역본은 많을수록 좋으며 그 가운데서 선택하는 것은 전적으로 신자들 개인이나 개 교회에서 할 일”이라면서 “<바른성경> 출판으로 교회가 분열된다는 것은 오해”라고 말했다. 바른성경>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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