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모임이 추부길 대통령 당선인 정책기획팀장의 “(대운한 반대토론은) 정치적이다”이라는 비난에 대해 5일 “추 팀장이야말로 정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프로 정치 지망생”이라고 발끈하고 나섰다.
교수모임은 이날 ‘누가 정치인이고 누가 전문가’라는 성명서를 내고 추 팀장의 이력을 들추어 가며 추 팀장의 4일 한 언론 인터뷰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추 팀장은 31일 교수모임의 대운하 반대 토론회를 언급하며 “어떤 논리적 패턴을 갖고 이야기 하는 게 아니라 감정적이고 정확한 지식 없이 반대한다”며“운하에 대해 좀더 깊이 연구한 다음에 반대하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추 팀장은 “단순히 정치적인 반대, 말도 안 되는 의견도 많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수모임은 이에 대해 “추 팀장은 1990년대 초부터 정치마케팅을 시작해 김대중 전 대통령 자문도 이명박 당선인 자문도 가리지 않고 다했다”며 “평생 학문의 길을 걸으며 정치적 이해에 따라 학문적 입장을 바꾸는 식으로 살아오지 않은 우리가‘정치적’이고 자신은 ‘비정치적’이라는 데 아연실색했다”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교수모임은 “우리는 어떤 정권이 들어서건 학문적 입장에서 진리를 말할 뿐”이라며 “대운하처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이 제대로 된 학문적 검증 없이 졸속 추진되게 방기하는 것은 지식인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교수모임은 이어 “추 팀장은 심리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신학박사를 받았을 뿐 물류학, 환경학 등 운하의 과학적 평가에 필요한 공부를 하지 않았다”며 “추 팀장은 연구와 교육에 쫓기는 원로, 중진 교수들이 왜 없는 시간을 쪼개 토론회를 열고 대운하를 공개 반대하지 나섰는지에 대해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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