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자동차 시장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중국에서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과 현지 업체들 간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중국 내 판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현지 사정에 정통한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판매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시도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GM, 도요타, 크라이슬러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생산기지를 신규 설립하거나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시장이 수입관세 인하, 경쟁 격화 등으로 차량 판매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 완성차 수출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게 되면서 현지공장 설립이 유일한 생존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탈리아 피아트는 지난달 초 중국 체리자동차와 50대 50으로 승용차 합자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알파로메오 등 피아트 모델은 물론, 체리 자동차도 생산할 계획이다.
피아트 측은 "중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상하이차가 GM과 합작한 '상하이-GM', 폭스바겐과 합작한 '상하이-폭스바겐' 등 현지 1,2위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체리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고 설명했다.
크라이슬러도 중국 체리자동차와 합자회사를 설립, 크라이슬러 브랜드 자동차를 생산해 중국과 북미, 유럽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크라이슬러는 생산비 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향상을, 체리 입장에선 크라이슬러 브랜드로 선진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양사 모두에게 '윈-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05년 6월부터 중국 광저우자동차와 상용차 합작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미 '광저우현대기차유한공사'를 설립키로 협의서를 체결한 상태다.
두 회사는 6,000억원씩 총 1조2,000억원(100억위안)을 투자해 연 10만대 생산체제를 갖춘 뒤 단계적으로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는 또 4월께 베이징기차유한공사와 합작한 베이징현대 제2공장을 연산 30만대 규모로 준공한다.
쌍용차도 모기업인 상하이차와 중국 현지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합작공장 설립 방안을 논의 중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상하이차가 중국 정부에 합작공장 설립안을 제출한 상태로 승인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완성차 형태로 중국에 카이런 등 SUV를 수출하고 있으나 판매에 한계가 있어 현지 공장 설립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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