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임기를 마치는 이택순 경찰청장이 4일 “기자들에게 불편과 긴장을 불러 일으킨 것은 본의가 아니었다”며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청장은 퇴임식(5일)을 하루 앞두고 가진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방침을 실천해야 하는 기관장으로서 뜻하지 않게 언론에 불편을 줬고 긴장을 만들었다”며 “언론의 견제, 감시 기능은 충분히 이어가면서 불필요한 마찰은 없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지난해 12월 기자들을 내쫓고 경찰청 2층 기자실 폐쇄를 강행하도록 지시했으며, 경찰청 출입 기자들은 이에 항의해 이날까지 50일 가까이 경찰청 1층 로비에서 취재 활동을 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 회장 보복폭행 사건으로 경찰 내부의 사기와 국민들의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에 대해 이 청장은 “현재 재판 중이어서 언급은 적절치 않다”며 “다만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지휘 보고 체계 등 근본 원인이나 수사 절차의 문제는 거듭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 사건을 처음 첩보보고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오모 경위에 대한 표적 수사 논란에 대해 그는 “내가 직접 수사를 지시한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상부(국무총리실)에서 수사하라고 내려온 내용을 가만히 두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면서도 “다만 그렇게(표적 수사로)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경찰청장 임기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임기를 채우게 된 이 청장은 평택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한 공권력 투입, 강화도 총기 피탈 사건, 서래마을 영아 유기 사건 등을 예로 들며 무리 없이 사건을 처리해 왔다고 자평했다.
이 청장은 총선 출마설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여건이 갖춰져 국가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일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운을 남겼다. 그는 앞으로 “개성공단, 금강산, 평양 등 북한 곳곳을 둘러보며 그곳의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며 한다”며 “관계 된 분들과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밝혔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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