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세계 증시의 동반 폭락장 속에서도 국내 주식시장이 미국이나 일본 대만 등에 비해 유난히 더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하향 조짐이 큰 미국의 주가가 여전히 가장 고평가 받고 있는 반면 유럽의 주식시장은 한국보다 더 저평가돼 있었다.
4일 증권선물거래소가 발표한 주요국 증시 주가이익비율(PER)현황에 따르면 1월30일 기준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PER(주가수익률)는 14.66였다. 조사 대상 8개국 중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3개국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PER는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비율로, PER가 낮을수록 기업이 창출하는 이익에 비해 현재의 주가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PER은 미국(18.39)과 대만(17.38)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했고, 일본(15.80)과 홍콩(15.28)보다도 낮았다.
올해 우리 증시의 PER 하락률도 독일을 제외하고 가장 컸다. 그만큼 세계 증시 하락 여파 속에서 낙폭이 더 컸다는 뜻이다. 우리 증시의 PER는 올해 15.99% 감소했다. 8개 국가 중 가장 많이 내린 독일은 21.26%의 하락률을 보였다.
국내 증시의 전반적인 저평가뿐 아니라 국내 대표기업들의 저평가 현상도 여전했다. 국내 시가총액 상위 20개사의 PER는 평균 16.47로, 미국의 시가총액 상위 20개사의 17.26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국내 시가총액 상위 20개사 가운데 LG전자의 PER가 68.44로 가장 높았으며, 현대중공업(28.23) 삼성화재(25.04) 신세계(24.34) LG(22.51) 등이 뒤를 이었다. 포스코(12.49) 삼성전자(11.25) 한국전력(11.65) SK텔레콤(10.79) 국민은행(8.44)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이닉스반도체는 5.87로 가장 저평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가총액 상위 20개사 가운데 구글이 PER 44.39로 가장 높았다. 씨티그룹은 32.03, 마이크로소프트는 17.60, GE는 15.41, 엑손모빌은 12.47 등이었다. 코노코필립스는 8.13으로 가장 낮았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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