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매닝(27ㆍ뉴욕 자이언츠)이 미프로풋볼(NFL)의 새로운 영웅으로 탄생했다.
일라이가 이끄는 뉴욕 자이언츠는 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피닉스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의 제42회 슈퍼볼에서 막판 기적 같은 역전 승부를 연출하며 17-14로 승리, 17년 만에 왕좌에 복귀했다.
2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포함, 255야드 패싱 성공으로 역전승을 이끈 자이언츠 쿼터백 일라이 매닝은 MVP를 수상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NFL 최고의 쿼터백 명문으로 꼽히는 매닝가(家)는 이로써 2년 연속 슈퍼볼 MVP를 배출하는 ‘가문의 영광’을 누렸다. 일라이는 지난해 슈퍼볼 MVP 페이튼(31ㆍ인디애나폴리스)의 동생이고 아버지는 70년대 스타 플레이어 아치 매닝이다.
2004년 데뷔 이후 기복이 심하고 실수가 잦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던 일라이는 올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잠재력을 마음껏 뽐내며 최고 쿼터백의 반열에 올랐다.
이날의 백미는 10-14로 뒤진 4쿼터 2분39초에 시작된 자이언츠의 마지막 공격. 벼랑 끝에 몰린 일라이는 고비마다 날카로운 패스를 성공하며 차근차근 상대 엔드라인을 향해 접근했고 종료 39초를 남기고 플레시코 버레스에게 13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연결하며 NFL 역사에 길이 남을 대역전승을 완성했다.
반면 정규리그에서 50개의 터치다운으로 NFL 신기록을 세웠던 뉴잉글랜드 쿼터백 톰 브래디는 266야드 패싱을 성공시켰지만 5개의 색(Sackㆍ쿼터백이 볼을 소유한 채 태클 당하는 것)을 허용해 체면을 구겼다. 브래디는 지난해 컨퍼런스챔피언십에서 페이튼의 인디애나폴리스에 34-38로 덜미를 잡힌 데 이어 올해는 동생 일라이의 제물이 되는 시련의 주인공이 됐고 정규리그(16승)와 플레이오프(2승)에서 무패 가도를 달리던 뉴잉글랜드는 막판 고비를 넘지 못하며 ‘퍼펙트 우승’ 신화 달성이 수포로 돌아갔다.
쿼터백 명문가의 막내로 일찌감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일라이는 미시시피대 시절부터 최고 유망주로 꼽히면서 2004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NFL에 입문했지만 형과 같은 슈퍼스타는 아니었다. 늘 미숙하다는 혹평이 따랐다.
올시즌 정규리그에서도 가장 많은 인터셉트(20개)를 허용하는 등 불안정했지만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단 한 개의 인터셉트만을 허용하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고 슈퍼볼 4쿼터 막판 냉철한 판단력으로 불가능해보이던 뒤집기에 성공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일라이는 MVP 수상 후 “마지막 공격에서 동료들의 도움으로 결정적인 플레이를 만들어 내 승리할 수 있었다. 믿을 수 없는 경기였고 현재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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