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초대 수석 진용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인물난을 겪고 있는 정무수석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자리가 채워졌다.
이 당선인측은 이번 수석 인선의 중요한 특징으로 전문성과 참신성을 들었다. ‘일 중심’ 인사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런 기준에 따랐기 때문에 역대 정권과 달리 가신(家臣) 그룹이 없는 청와대라는 점도 중요한 특징이다.
수석에 사실상 내정 되거나 막판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실제 전문성을 매우 중시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7개 수석 자리 중 정무와 민정을 제외하고 5개 수석에 내정되거나 유력 거론되는 인사 모두가 해당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소지했다. 곽승준 이주호 박재완 김병국 네 사람은 현직 교수이거나 교수 출신이다.
민정수석에 내정된 이종찬 전 서울고검장 역시 해당 분야 전문가다. 이 당선인 핵심 측근은 4일 “이 당선인이 직접 ‘베스트 오브 베스트(최고 중의 최고)를 뽑으라’고 지시한 것은 전문성과 실력을 갖춘 인사를 찾으라는 의미였다”며 “이 당선인은 창조적 발상을 가진 전문가를 좋아한다”고 전했다.
실제 대선 당시 이 당선인을 위해 뛴 공로로 인수위 요직을 차지했던 일부 인사들이 수석 물망에 올랐지만 이 당선인의 “이 사람이 베스트냐”는 한마디로 낙점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거론되지 않았던 김병국 고려대 교수를 외교안보수석으로 전격 발탁하고, 경제수석에도 새로운 인물을 찾는 등 참신성을 고려한 흔적도 엿보인다.
의외로 이 당선인의 가신 그룹이 1기 청와대에서 대거 빠졌다.
총무비서관에 내정된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를 제외하면 청와대 주요 포스트에 가신 그룹 인사가 거의 없다. 백성운 인수위 행정실장, 박영준 비서실 총괄팀장, 조해진 당선인 부대변인 등 상당수 핵심 측근들이 4ㆍ9 총선 출마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노장층을 적절히 안배한 것도 한 특징이다. 40대 후반~50대 초반의 젊은 층과 50대 후반~60대 초반의 경륜 있고 무게감 있는 인사를 조화해 상호 보완 작용을 하도록 한 셈이다. 이 당선인측 핵심 인사는 “지역과 출신 학교 안배도 중요 고려 사항인데 이는 내각 인선과 전체적으로 함께 고려해서 인선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복잡한 ‘퍼즐 맞추기’를 통해 꾸려질 청와대 수석 진용은 앞으로 내각과 보조를 맞추며 새 정부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주로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인이 중점 추진할 핵심 국정과제를 주도하는 역할도 청와대 수석진이 하게 될 전망이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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