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미국의 고용지표는 1만7,000명이 줄어 4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시장의 예상대로 미국 경기가 후퇴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 셈. 하지만 8개 투자은행이 모노라인(채권보증업체)의 부실을 구제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소식이 경제지표 악화를 덮어줬다.
현재 미국은 이미 경기악화에 대한 불안보다 현 시점을 타개하는 방법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힘입어 다우지수는 이틀 연속 상승 하며 1만2,000선을 지켜냈다.
이제 2월 증시가 시작됐다. 1월 중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2%포인트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미국 금융기관과 정부가 유동성 지원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증시가 1월보다는 안정적인 흐름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하는 이유다.
하지만 2월 증시흐름을 상황 호전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근본적인 해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저평가 메리트의 발생에 따른 일시적 상승(베어마켓 랠리) 정도는 가능할 듯 하다.
중국 증시 상황도 녹록치 않다. 50년 만에 최대 폭설로 경제적 손실과 물가 상승 압박이 중국 증시에 부정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거품도 사라지고 있다.
한국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다. 미국이 비록 상승반전에 성공은 했지만 중국증시가 불안하기 때문에 이번 주 증시는 중국 증시의 하락여파가 우리 증시에 더 크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외국인이 22영업일만에 순매수로 반전한 것은 긍정적이다. 이를 감안하면 기술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의 경우 FRB가 금리인하를 단행한 다음달에는 매도세가 일시적으로 진정되었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여지없이 순매도로 돌아섰다는 선례가 있다. 아직 외국인의 매매패턴을 신뢰하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기술적으로는 과매도 구간이기는 하지만 펀더멘탈상 추가 상승을 위한 모멘텀이 크지 않다는 점 역시 부담이다. 따라서 이번 주 지수가 반등 하더라도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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