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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소형車의 '신대륙' 으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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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소형車의 '신대륙' 으로 떠오른다

입력
2008.02.0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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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는 인도(人道)가 없다.’

인도 남부 최대 도시 첸나이의 거리 풍경이다. 어느 곳을 가나 체증인 도로에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소형차 행렬. 소형차 옆으로 3륜차인 오토릭샤, 오토바이, 자전거, 사람들이 함께 달리고 걷는다. 자동차까지 아예 한쪽 사이드 미러를 달지 않은 채 모두 앞만 보고 가 사고가 나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 이 혼란스런 모습에 세계 자동차 업계가 매료되고 있다. 몇 년 뒤에는 도로가 모두 자동차로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업체들의 수모

지난해 인도에서 판매된 승용차 117만7,000대 중 소형차는 77%인 91만1,000대. 프리미엄급 중에 가장 많이 팔린 혼다의 어코드는 3,087대에 그쳤고, 럭셔리급인 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는 모두 합해 581대 판매에 만족해야 했다. 그래서 인도에선 소형차 모델이 없으면 글로벌 메이커라 해도 통하지 않는다. 도요타는 지난해에 전년보다 600대 줄어든 7,510대(0.6%)를 파는 수모를 겪었다. 포드 3만7,000대, 피아트 2,885대, 벤츠 2,294대 등 모두 초라한 성적이고, 그나마 혼다가 5만7,270대(4,9%)로 선전했다.

이에 비춰보면 현대차의 성적은 놀라울 정도다. 1998년 현대차와 혼다의 판매 차이는 190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지난해 20만150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에서 부동의 1위 마루티(52.0%)에 이어 2위(17.0%)를 지켰다. 도로 위의 승용차 10대 중 2대 가량이 현대차인 셈이다.

급증하는 소형차시장

인도의 소형차 바람은 낮은 소득 때문이다. 자동차 할부금리는 18%나 된다. 글로벌 업체들이 수익이 나지 않아 방치해온 소형차 시장을 인도 업체들이 공략한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러나 경제성장에 힘입어 소형차 구매자인 중산층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인구 11억명의 인도는 1,000명 당 차량 보급대수가 12대에 불과해 잠재수요가 엄청나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 시장이 3.7% 성장할 때 인도는 15.1%(117만7,000대) 성장했고, 올해는 가속도가 붙어 성장률이 18%(127만7,000대)에 이를 전망이다. 더구나 소형차 수요는 인도뿐 아니라 중국,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도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2012년 신흥시장에서 1만 달러 이하 소형차의 수요는 865만대에 이른다는 예상이다.

생산기지로 탈바꿈

다급해진 글로벌 업체들은 앞 다투어 인도 공략에 나서고 있다. 10년 전 8개이던 현지공장은 20개로 늘어났다. 업체 수뿐만 아니라 현지 생산능력도 커져 인도는 세계 자동차 업계의 격전지로 돌변했다. 지난해 미니급 차종 스파크(GM대우의 마티즈) 등을 처음 출시한 GM은 현지 생산능력을 2009년까지 22만5,000대로 늘릴 계획이다. 혼다도 5만대인 생산능력을 2010년까지 15만대로 확대키로 했다 도요타 역시 소형차종을 생산할 10만대 규모의 제2공장을 2010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에 있다.

준ㆍ중형급만 판매해온 도요타는 1,000㏄급 소형차는 물론 5,000달러 이하의 저가차인 EFC를 개발해 정면 승부한다는 계획이다. 폴크스바겐도 내년부터 7,000달러대의 새모델 ‘UP’을, 포드는 2년 내에 저가 소형차를 각기 투입해 인도를 소형차 생산의 허브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저가차 격건지로

인도 기업들은 글로벌 업체들의 공략에 대해 저가차 개발로 대응하고 있다. 저가차 구매층은 20~35세인데 이 인구만도 2억6,700만명에 이른다. 지난달 인도기업 타타가 공개해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나노는 현재 최저가인 마루티800의 절반 가격인 10만루피(240만원)에 9월부터 시판될 예정이다.

나노는 이륜차에서 승용차로 이동하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2010년 50만대, 2017년 10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나노에 맞서 인도 최대기업 마루티는 소형차 알토(Alto)를 새 디자인으로 출시하고 스즈끼 경차를 기반으로 해 660㏄급 저가차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륜차 업체인 바자즈는 르노와 공동으로 300만원대 저가차를 개발 중에 있다.

첸나이(인도)=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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