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인도에 제2공장을 완공했다. 이로써 현대차는 한국-미국-유럽-중국-인도 등을 잇는 세계 5대 주요 거점을 구축, 글로벌 생산체제를 보다 공고히 하게 됐다. 이중 인도는 현대차의 소형차 생산전초기지로서 특화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현대차는 지난 2일(현지시간)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州) 첸나이에서 현대차 인도법인(HMI) 제2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준공식에는 정몽구 회장과 카루나니디 주(州)수상 등 인도정부 인사와 협력업체 임직원 등 1,200여명이 참석했다.
10억달러가 투입된 제2공장은 연산 30만대 양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현대차의 글로벌 소형차인 ‘i10’를 전문 생산한다. 현대차는 인도 최대 자동차기업 마루티와의 승용차 생산능력 차이를 3만대로 좁혔다. 또한 중국 2공장까지 합해 연간 160만대의 해외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현대차는 제2공장 준공으로 현지 기업은 물론 글로벌 메이커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려 세계 소형차 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10’효과?
인도 언론들은 현대차의 소형차 돌풍이 이미 확인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1월 인도의 승용차 판매량은 마루티가 6만8,107대로 전년 1월보다 2%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현대차는 3만7,701대로 무려 41.4%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i10을 앞세워 올해 인도에서 53만대를 생산ㆍ판매하고 시장점유율을 20%로 끌어올려 내수 2위, 수출 1위를 고수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i10 생산의 절반을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등 세계 90여개국에 수출해 현대차의 대표 소형차로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1998년 ‘상트로’ 출시 이래 승용차 판매 2위에 올랐으며, 인도 자동차 수출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인도공장은 현대차의 소형차 전진기지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연구개발 기능을 강화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파워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MK의 인도사랑?
정 회장이 인도공장에 쏟는 애정은 각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년 첫 해외 출장지로 인도를 택할 정도다. 2004년부터 올해까지 5년째 빼놓지 않고 찾고 있다.
까닭은 인도공장은 정 회장의 모토인 ‘글로벌 경영’의 시발점인 동시에 글로벌 경영의 성과가 가장 먼저 나타난 곳이기 때문. 정 회장에겐 현대차의 전초기지 이상의 의미를 지닌 셈이다. 그래서 정 회장은 매년 이곳에서 글로벌 경영의 한 축인 서남아시와와 중동, 아프리카 시장의 전략을 구상한다.
실제로 현대차의 글로벌 경영은 인도공장에서 가장 성공적이다. 인도공장 덕분에 글로벌 메이커들이 군침을 흘리는 내수시장에서 10년째 2위를 지키고 있다. 인도공장 생산량의 절반은 또 세계 70여개국에 수출까지 한다. GM대우의 한국 내 지위와 같은 높은 위상을 현대차가 인도에서 누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인도공장은 국내 현대차 공장에 견주어도 장점이 많다. 1998년 제1공장 준공 이후 10년간 노사분규 한번 없었다. 근로자 월 임금은 100달러를 조금 넘어 한국 근로자의 하루 일당보다도 적다. 물론 공장을 짓고 나서 생산효율은 그리 높지 않았다. 정 회장은 “근로자들이 시키는 일만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근로자들을 대거 국내 남양연구소에 파견 교육시키는 등의 대책이 반복됐다. 정 회장은 “여기서 만든 차를 선진 시장인 유럽에 20만대나 수출했다. 효율성이 높다”며 “인도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2공장에서 만든 i10을 시승해보니 차가 참 좋다”고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첸나이(인도)=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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