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후보 지명전에서 공화당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민주당의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이 각각 경선 중도포기를 선언하자 이들을 지원했던 ‘돈줄’을 먼저 차지하기 위해 남은 주자들이 또 다른 전쟁을 벌이고 있다.
줄리아니 전 시장과 에드워즈 전 의원은 비록 사퇴했지만 지난해 거둬들인 정치자금만 해도 1억 달러를 넘었을 정도로 무시 못할 자금동원력을 발휘해 왔다.
때문에 2월5일 ‘슈퍼 화요일’대회전을 치르기 위해 미 전역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어야 하는 남은 주자들은 당연히 이들의 돈줄에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에드워즈 전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했던 지지자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경쟁은 공화당에 비해 한층 격렬하다.
힐러리와 오바마 진영은 에드워즈 전 의원이 경선 포기를 공식 선언하기도 전에 이미 에드워즈 전 의원의 정치자금 모집책들을 서로 먼저 데려가기 위해 물밑에서 경쟁을 벌여 왔다.
힐러리 의원측은 30일 에드워즈 전 의원이 사퇴를 공식화하자 마자 에드워즈 전 의원을 위해 일했던 수십 명의 여성 명단과 함께 “이들을 통해서 이제는 힐러리 의원에게 돈을 기부해 달라”고 호소하는 내용의 전자메일을 대량 발송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에드워즈 전 의원을 위해 정치자금을 모았던 데보라 래퍼포트는 오바마 의원측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이제부터는 진심으로 오바마를 위해 일할 것”이라며 순식간에 마음을 바꿨다.
이처럼 에드워즈 전 의원의 자금 모집책들은 힐러리와 오바마 가운데 한 주자를 택해 뿔뿔이 흩어졌다. 공화당의 경우에는 줄리아니 전 시장의 자금줄을 선점하기 위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사이의 경쟁이 점점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의 경선 포기가 워낙 극적이었기 때문에 줄리아니 전 시장의 자금 모집책들도 아직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매케인 의원쪽으로 움직여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치자금 모금 액수는 최종 승자를 예측할 때 하나의 잣대가 된다는 점에서 이를 둘러싼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민주당 오바마 상원의원은 올해 1월 동안에만 3,200만 달러라는 기록적인 자금을 거둬 들였다고 발표, 힐러리 의원측을 바짝 긴장시켰다.
지금까지는 지난해 3월 힐러리 의원이 모은 1,700만 달러가 한달 모금액수로는 가장 많았었는데 오바마 의원이 그 기록을 여지없이 깬 것이다. 힐러리 의원측은 정치자금 모금액이 부쩍 늘었다고만 밝혔을 뿐 1월에 거둔 전체 모금액수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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