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재에서 슈퍼스타로 발돋움한 톰 브래디(31·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천재에서 범재로 전락한 일라이 매닝(27·뉴욕 자이언츠)이 ‘마지막 승부’에서 맞붙는다.
미프로풋볼(NFL) 2007 시즌 챔피언을 가리는 제 42회 슈퍼볼이 3일 오전 8시30분(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피닉스대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1972시즌의 마이애미 돌핀스에 이어 35년 만에 ‘퍼펙트 우승’을 노리는 아메리칸풋볼컨퍼런스(AFC) 챔피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와일드 카드 반란’을 노리는 내셔널풋볼컨퍼런스(NFC) 챔피언 뉴욕 자이언츠가 맞붙는다.(표 참조)
이번 슈퍼볼의 백미는 상반된 길을 걸어온 양팀 쿼터백, 톰 브래디와 일라이 매닝의 자존심 대결이다.
브래디는 무명의 설움을 딛고 슈퍼스타의 자리에 오른 입지적전 인물로 꼽힌다.
200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199위로 지명돼 뉴잉글랜드에 입단한 그는 첫 시즌 한 차례 교체 출전에 그칠 정도로 철저히 외면 받았지만 2001시즌 주전 드루 블래드소의 부상 공백을 완벽히 메우며 팀 역사상 첫 슈퍼볼 우승을 일궈내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이어 2003시즌과 2004시즌 거푸 정상에 오르며 미국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모델 중 세계 최고 수입을 자랑하는 지젤 번천과의 열애로 화제를 뿌리고 있기도 하다.
일라이 매닝은 쿼터백 명문가의 막내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지만 정작 NFL에서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의 부친은 1970년대 두 차례 올스타에 선정된 아치 매닝이고 둘째 형이 지난해 슈퍼볼 MVP 페이튼 매닝(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이다.
브래디와 달리 일라이는 대학 시절부터 스타 대접을 받았다. 미시시피대 재학 중 무려 47개의 팀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고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돼 프로에 입문했다.
그러나 일라이는 기대 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2005시즌과 2007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모두 패했고 올 시즌에는 NFL에서 가장 많은 인터셉트(20개)를 당했다.
그러나 일라이는 플레이오프 들어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이며 팀을 7년 만에 슈퍼볼에 진출시켰다. 특히 NFC 챔피언에서 베테랑 쿼터백 브렛 파브(그린베이 패커스)와의 연장 혈투에서 승리(23-20)하는 기염을 토했다. 일라이는 플레이오프에서 85개의 패스 연결에 성공하며 단 한 개의 인터셉트도 허용하지 않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일라이가 형 페이튼의 복수에 성공할지도 관심거리다. 페이튼은 2004시즌 49개 터치다운 패스로 NFL 신기록을 세웠지만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브래디가 이끄는 뉴잉글랜드에 3-20으로 패퇴했다.
브래디는 올 시즌 50개의 터치다운 패스로 페이튼의 기록을 경신했다. 일라이가 형을 대신해 브래디의 파죽지세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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