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인은 31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영어공교육 로드맵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제기되자 "모든 것이 신선하게 변화하는 과정에서도 과거의 관습과 자기 이해를 따지는 반대와 저항은 으레 있는 것"이라며 "그런데 대형 교통사고가 고속도로 역주행 때문에 일어나던데 역주행을 하면 사고가 나게 돼있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오전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 참석, 교육계 일각의 저항과 정치적 공방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듯 작심하고 인수위 편을 들었다.
이 당선인은 "인수위가 추진하고 있는 방향이 다 맞다"며 "영어공교육 문제를 정치쟁점화 하는 것은 반대"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어떻게 반대하는 사람도 설득시켜 동참하도록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인수위에서 원칙만 정해놓으면 새 정부 출범 후 해당부처에서 치밀하게 짜서 집행하면 되지 않겠느냐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이어 반대 주장 하나하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당선인 우선 "노원구 한 초등학교에서 영어 공부하는 반에 갔더니 같은 반에서도 영어 실력차가 크더라"면서 "이런 차이 때문에 어떤 학부모들은 (영어공교육을) 해야 한다고 하고, 다른 학부모들은 불안해 하니 등급을 나눠 수준별로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일선 교사들도 잘 됐다는 사람도 있고, 계약직 교사가 많이 들어오면 내 위치가 어떻게 될까 생각해 각자 입장에서 반대하는 것"이라며 "영어 교사들도 영어(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따라 갈 수 있도록 하면 좋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동포들 가운데 1년쯤 휴직하고 모국에서 봉사하고싶다는 사람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며 "영어선생님 구하는 것은 뜻밖에 많은 지원자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아울러 "전남 신안군을 방문해서 서울 강남구에서 쓰는 영어 인터넷 과외를 그대로 가져와 쓰도록 했더니 고마워 하더라"며 "가능하면 수도권의 좋은 선생님들이 취약한 농촌 지방에 가서 보완하도록 하면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검토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회의 말미에도 "우리는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우리는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야 하고, 자라는 아이들이 세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들 책임이 있다"고 재차 영어공교육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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