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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최종발표 연기' 엇갈린 대학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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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최종발표 연기' 엇갈린 대학 표정

입력
2008.01.3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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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유치전에 나섰던 대학들은 31일 온종일 혼란스러워 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예비인가 발표를 2월4일로 돌연 연기한데 이어 법학교육위원회 예비인가 결과를 전격 공개하며 "원안대로 간다"는 기본 입장을 밝혔지만, 청와대가 "경남에 로스쿨 한 곳을 추가하라"며 사실상 원안 수정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탈락 대학들은 '추가 선정'에 마지막 희망을 거는 표정이었던 반면 예비인가(잠정) 대학들은 '정원 조정'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법학교육위 심의에서 예비인가를 얻지 못한 대학들은 '탈락'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일말의 기대감을 놓지 못하고 있다.

동국대 방희선 법대 학장은 "교육부도 예상외로 반발이 거세지자 일단 최종 확정을 미룬 것 같다"며 "합리적 평가기준으로 충분히 검토하면 다른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명지대 조병륜 법대 학장도 "교육부가 몇 가지 수정안을 두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며 "기본적으론 총정원이 늘어나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숭실대 서철원 법대 학장은 "애초 선정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만큼 교육부가 잠정안대로 밀어붙인다면 소송이 잇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 탈락 대학들은 이날 교육부를 직접 방문, 격렬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오영교 동국대 총장은 보직교수들과 함께 청와대와 교육부를 차례로 항의 방문했고, 조선대도 김대원 부총장 등 10여명의 대표단이 상경해 교육부에 항의서를 전달했다.

청주대도 학교 관계자와 학생 등 450여명이 전세버스를 타고 상경, 교육부를 찾아가 강력 항의했다. 이날 오후 늦게 학내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가진 경상대 김영복 기획처장은 "320만명의 인구를 가진 경남에 로스쿨이 단 한 곳도 없는 게 말이 되느냐"며 로스쿨 설치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중앙대는 로스쿨 배정 정원이 당초 알려진 80명보다 적은 50명으로 밝혀지자 1일 박범훈 총장 등 교직원 학생 200여명이 교육부를 항의 방문하고, 서울남부지법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했다.

교육부의 발표 연기 소식을 접한 예비인가 대학들의 표정은 개별 정원수에 따라 엇갈렸다.

상대적으로 정원을 많이 배정받은 대학들은 '설마' 하면서도 정원이 줄어들까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가장 많은 정원(150명)을 배정받은 서울대 호문혁 법대 학장은 "지방대 한두 곳을 추가하기 위해 이미 알려진 배정인원을 줄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화여대(100명) 김문현 법대 학장도 "공개된 잠정안보다 정원을 줄여 발표하면 어느 학교가 수용하겠나"라며 "고무줄처럼 정원을 조정하면 심사 기준의 자의성을 입증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미니 로스쿨'을 운영할 처지에 놓인 학교들은 "조금이라도 정원을 늘려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강대 장덕조 법대 학장대행은 "40명 정원 발표로 침울하던 분위기에서 (발표 연기로) 기대감이 생겨났다"며 "급하게 처리하기 보다는 차라리 차기 정권으로 로스쿨 선정을 이양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건국대 김영철 법대 학장도 "정상적 운영을 위해 최소 50명 수준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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