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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구단' 떴다… 센테니얼 현대 새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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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구단' 떴다… 센테니얼 현대 새 주인

입력
2008.01.3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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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적자에 허덕이는 프로야구에 과연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할 것인가.

공중분해 위기에 처한 현대 유니콘스의 새 주인으로 전문 창업투자회사인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확정됐다.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 이장석 대표는 30일 오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제8구단 창단 조인식을 가졌다.

신생 팀 초대 단장에는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원년 선수 출신인 박노준 KBO 기술위원이 내정됐다. 현대를 모태로 재창단하는 제8구단의 연고지는 서울이며, 올시즌부터 목동 구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게 된다. 가입금은 KT의 2배에 달하는 120억원이다.

한국 프로야구에 변화의 바람 불까

지난해 7월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된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는 레저를 포함한 실외 엔터테인먼트, 에너지 자원, 의료산업 등 3개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창업투자회사다. 연세대 금속공학과 출신으로 프랑스 유럽경영대학원(INSEAD)에서 MBA 학위를 받은 이장석(42) 대표도 구조조정 및 M&A(인수합병) 전문가. 이 대표는 “한국 프로스포츠 산업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제8구단을 창단하기로 결정했다”며 “3~4년안에 흑자를 낼 수 있는 자생구조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센테니얼측이 제시하고 있는 획기적인 모델은 ‘네이밍 스폰서’를 통해 구단 운영비를 조달하는 방법이다. 팀 운영은 센테니얼측이 위탁해 맡는 대신 헬멧이나 유니폼 광고를 통해 자사 브랜드를 홍보할 복수의 스폰서 기업을 구하는 방식이다.

팀 명칭은 가장 많은 돈을 내는 메인 스폰서의 기업 명을 따르게 되고, 나머지 서브 스폰서들은 광고를 통해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행 규칙에 따르면 선수 유니폼과 헬멧, 레그 가드 등에 7개까지 광고를 부착할 수 있다.

이날 배석한 박노준 신임단장은 “네이밍 스폰서는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이다. 창단에 앞서 시장조사를 한 결과 메인스폰서로 90억~120억원까지 내고 하겠다는 기업이 있어 현재 협상 중이다”며 “그러나 돈이 된다고 닥치는 대로 하지는 않는다. 스폰서는 3,4개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구단 운영의 안정성 보장될까

프로야구는 그동안 굴지의 10대 그룹을 모기업으로 운영돼왔다. 구단들이 모기업의 그늘에만 안주해온 병폐도 있었지만 최소한 안정성은 담보가 됐다. 야구계에서는 베일에 싸인 창업투자회사의 8구단 창단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실 두려운 마음으로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를 선택했지만 확신을 가졌다”며 “프로스포츠 회사도 주식회사로서 당당하게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 총장은 “센테니얼측과 향후 5년간 구단을 매각하지 않고, 선수를 트레이드 할 경우 KBO와 협의를 거치기로 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페널티를 주는 조항까지 넣었다”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또 “팀 명칭이 자주 바뀌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돈을 조금 적게 받더라도 메인 스폰서는 3~5년의 장기 계약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BO와 센테니얼측 설명대로라면 프로야구는 획기적인 수익 모델의 등장에 따라 체질개선을 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된다.

그러나 이장석 대표는 “우리는 홍보가 중요한 게 아니고 수익이 중요하다. 적자폭을 메우는 관점이라면 이 사업을 안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수익을 좇는 금융자본의 속성상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야구단이 돈이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면 언제든지 손을 들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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