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 소유자들의 보유세 부담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종합부동산세 부과대상이 되는 6억원 초과 단독주택 소유자들의 세부담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최고 40~50%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금을 부과할 때 기준이 되는 주택의 공시가격이 전국 평균 4% 이상 오른 데다, 재산세와 종부세의 과표적용률도 각각 5%포인트(50%→55%), 10%포인트(80%→90%)씩 상승하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는 전국 단독주택 404만가구 가운데 대표성이 있는 20만가구의 표준 단독주택 가격을 산정한 결과 공시가격이 전국 평균 4.34% 올랐다고 30일 밝혔다.
종부세 대상이 되는 6억원 초과 가구는 전체의 0.77%(1,542가구). 개별 단독주택이 404만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종부세 대상은 지난해보다 5,000가구 가량 늘어난 3만3,000가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조사 때는 6억원 초과 주택이 20만 가구중 0.65%였다.
올해 표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서울 용산ㆍ성동구와, 인천 등 개발호재가 많은 서울 강북과 수도권 서부지역에서 오름폭이 컸다. 지난해에 과천, 하남 등 수도권 남부지역이 오름세를 주도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14.02%의 상승률을 보인 용산구는 용산역세권개발 등의 호재를 안고 올해 전국 최고 상승률(15.63%)을 기록했다. 뚝섬 주상복합 개발 등의 호재가 있는 성동구도 11.61%나 올랐다. 이에 비해 강남구(4.32%), 서초구(5.40%), 송파구(6.25%) 등 강남 3구는 전국 평균을 웃돌기는 했지만 상승폭은 그리 높지 않았다.
공시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주택 보유자들의 세금도 따라서 늘게 됐다.
실제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단독주택은 공시가격이 13억4,000만원에서 14억5,000만원으로 오르면서 보유세도 1,149만9,000원에서 1,498만원으로 30.3% 증가하게 됐다. 올해 평균 15%가 오른 용산 일대에서는 보유세 부담이 40~50% 정도 늘어나는 가구도 상당수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 장성군 장성읍의 한 단독주택은 공시가격이 지난해 7,220만원에서 7,700만원으로 6.6% 오름에 따라 보유세도 11만9,000원에서 14만4,000원으로 21.0% 늘어나게 됐다.
표준 단독주택중 최고가는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의 단독주택(대지 939.5㎡)으로, 지난해보다 1억1,000만원(8.2%) 오른 36억2,000만원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 주택은 표준 단독주택중 최고가이며, 개별 단독주택 가격까지 포함하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이건희 삼성회장의 자택이 1위가 확정적이다.
지난해 이 회장의 자택은 공시가격이 91억4,000만원이었는데, 용산지역의 집값상승률이 전국 최고임을 감안하면 올해는 100억원 돌파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표준 단독주택중 최저가는 경북 영양군 입암면 대천리의 농가주택으로 공시가격은 60만5,000원이다.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31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건교부 홈페이지 또는 시ㆍ군ㆍ구청에서 열람할 수 있으며, 이견이 있으면 이 기간에 시ㆍ군ㆍ구 또는 건교부 부동산평가팀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이의신청을 받아 정정된 표준 단독주택 가격은 3월 21일 재공시된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은 4월30일 발표될 예정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주택가격 상승률이 지난해보다 낮은데도 불구하고 보유세 부담이 늘어난 것은 재산세 과세표준 비율이 50%에서 55%로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1억원 이하의 저가 서민주택의 세부담은 크게 늘어나지 않지만, 과표 적용률이 80%에서 90%로 늘어나는 종부세 대상 고가 주택은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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