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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원 아닌 신기루로 막내린 '나노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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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원 아닌 신기루로 막내린 '나노혁명'

입력
2008.01.3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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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기술도, 신기술도, 우수기술도 아니다.” 플래닛82의 ‘나노 혁명’은 존재하지도 않은 혁신 기술을 내세운 사기극으로 가닥이 잡혔다.(본보 2007년 7월24일자 9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강찬우)는 30일 “세계 최초로 나노이미지센서(SMPD)기술을 개발했다”는 등의 허위 공시를 통해 주가를 띄워 수백억원의 차익을 챙긴 혐의 등으로 코스닥 상장사 플래닛82 대표 윤상조(49)씨를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윤씨는 사채업자로부터 돈을 빌려 플래닛82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가 이를 갚지 못하게 되자 이 같은 범죄를 구상했다.

윤씨는 2004년 ‘고감도 이미지센서 개발, 2005년 분기별 218억원 매출 전망’ 내용의 허위 공시를 한데 이어 2005년 10월 보도자료 등을 통해 “세계 최초로 고감도 SMPD 상용화 칩을 개발했다”며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 이런 수법으로 윤씨는 플래닛82의 주가를 주당 1,650원에서 최고 4만6,950원까지 띄워 358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과 기술 검증을 담당한 전자부품연구원 연구진실성위원회의 조사결과, 이 기술은 기존 기술보다 우수하거나 새로운 기술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플래닛82 측은 2005년 11월 기술시연회를 열면서 비교 대상으로 삼은 다른 카메라들에 적외선 차단 필터를 장착, 상대적으로 자사 제품이 더 많은 빛을 인식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속임수를 썼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특히 윤씨는 최근에도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신기술이 입증됐다”며 왜곡된 사실을 유포해 계속 주식 시장을 교란시켰으며, 검증위원과 자사 연구원들에게 협박ㆍ회유를 시도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이 회사는 2004년부터 “조만간 양산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제품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기술 개발자로 알려진 전자부품연구원 소속 김모 박사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도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며, 연구원 고위 관계자 등이 이 과정에 관여했을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수사할 예정이다.

●나노이미지센서(SMPDㆍSingle carrier Modulation Photo Detector)

육안으로 사물 식별이 어려운 0.1럭스(lux) 이하의 어두운 장소에서도 사진촬영이 가능한 기술. 디지털카메라 등에 적용되는 이미지센서보다 수 백배 이상의 감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상용화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됐다. 플래닛82 측은 애초 전자부품연구원이 개발한 이 기술을 50억원에 매입한 뒤 '세계 최초의 신기술'이라고 주장했으나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신기술이 아니라는 검증결과를 내놓았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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