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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의료산업 활성화 '세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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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의료산업 활성화 '세바퀴'

입력
2008.01.3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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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산업’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유헬스(U-health), 바이오 신약, 의료시장 개방 등을 중심으로 의료산업화가 본격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도 의료산업화를 6대 정책의 하나로 꼽을 정도로, 의료산업은 이제 한국을 이끌어갈 핵심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의료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몇가지 있다. 우선 해외환자 유치다. 이미 정부와 서울시를 비롯해 안동시 부산시 등 지자체에서 의료ㆍ관광을 묶은 패키지 상품을 구상하며 해외환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일부 대학병원도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새로 논의되는 의료법 개정안에 해외환자 유치행위를 허용하는 내용이 있어 법이 시행되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언어와 비자, 숙박 등 해외환자가 국내 의료기관을 이용하면서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이 산재해 있다. 싱가포르나 태국, 인도처럼 우리나라도 관광공사와 의료계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환자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국내 의료기관도 국제적 의료기관 평가인 JCI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미국 내 95%에 달하는 병원과 세계 135개 병원이 JCI 인증을 받았고, 특히 미국 민간보험사들은 환자 유치를 위한 요구사항으로 JCI 인증을 꼽는다. 해외환자 유치에 성과를 거두고 있는 아시아 병원들도 JCI 인증을 받았다.

의료산업 활성화의 두번째 과제는 신약 개발이다. 다국적 제약사의 신약은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하지만 우리 제약업계는 영세해 신약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제약산업의 전체 연구ㆍ개발(R&D) 비용은 다국적제약사 1개 사의 R&D 비용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내 37개 상장 제약사의 2005년 R&D 투자는 3,000여억원 규모로 세계 평균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의 한 병원은 규모는 적지만 연구개발 예산이 4,000억원에 달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제약업계-정부가 의료 클러스터를 형성해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기초연구, 약물발굴 등의 분야는 선진국과의 차이를 쉽게 극복할 수 있어 바이오신약 투자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첨단의료기기 개발이다. 의료기기 분야는 현재 우리의 기술력과 산업능력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으므로 활용에 따라 수출 효자 종목이 될 수도 있다. 초음파영상진단장치를 수출하는 메디슨은 2004년과 2005년 수출액이 1억달러를 넘겼다.

이웃 일본은 올해 의료기기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민ㆍ관 협력연구시설을 정비하고 시설정비 비용으로 15억엔을 책정했다. 의료기기 개발 역시 세계적으로 주요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 정부도 이런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의료기기 개발에 앞장서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의지다. 투자를 확대하고 산학연 협동체를 구성한다면 우리나라도 의료산업 강국으로 국내 산업발전과 함께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보건정책의 획기적인 개선도 필요하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보건비로 최고 수준의 보건시스템을 유지하는데 따른 불합리성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만큼 건강보험제도의 전반적이고 획기적인 개선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중증질환의 보장성 확대, 비급여 부분의 급여화 등을 통해 국민이 건강보험의 혜택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가 절실하다. 경증질환의 본인 부담, 의료저축제도나 보충형 민간보험 등의 도입도 적극 검토해볼 부분이다.

무엇보다 저소득층을 위한 질병 관리는 공공의료기관을 통하여 시행하고, 장애인과 노인을 위해서는 지불제도 개선을 통해 민간자본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여성정책은 보육시설이 제일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새 정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보건, 복지, 여성 분야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다.

박창일 세브란스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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