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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의 손으로 '베이징 티켓'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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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의 손으로 '베이징 티켓' 살렸다

입력
2008.01.2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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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에 누렸어야 하는 기쁨이었다. 이미 손에 쥐었어야 하는 올림픽 출전 티켓. 쉽게 갈 수 있었던 길을 어렵게 도달한 한국 여자 대표팀 선수들의 눈은 어느새 촉촉이 젖어 들었다.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일본 도쿄의 심장부에서 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힘찬 첫 발을 내디뎠다. 한국은 29일 일본 도쿄의 요요기 국립체육관에서 열린 2008베이징올림픽 여자 핸드볼 아시아지역예선 재경기에서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친 끝에 34-21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지난해 8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지역 예선전에서 중동 심판들의 편파 판정으로 올림픽 직행 티켓을 놓쳤던 한국은 마음 속 깊은 한을 풀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2월 프랑스에서 열린 국제핸드볼연맹(IHF) 이사회에서 아시아지역 예선 재경기 결정이 내려진 지 2개월여가 지난 이날, 한국은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며 7회 연속 올림픽 출전의 위업을 이뤄냈다.

애초부터 정상적인 심판 판정을 했다면 한국은 아시아에서 적수를 찾을 수 없는 최강이었다.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 핸드볼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를 펼치며 획득했던 은메달 포함, 금메달 2개(1988 1992), 은메달 3개(1984 1996 2004)를 따냈던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 반면 상대는 지난 32년 동안 올림픽 무대를 밟아본 적도 없는 일본이었다. 경기장이 1만명을 수용하는 요요기 국립실내체육관이었던 것도, 일본에 비해 훈련 기간이 짧았던 것도 작은 변수에 불과했다.

명복희(5골)가 경기 초반 2개의 페널티드로우를 연달아 골로 연결시키며 한국은 초반부터 기세를 제압했다. 한국의 거침없는 공세에 당황한 일본은 실책을 연발하며 전력의 열세를 드러냈다. 전반전 7분47초께 점수가 6대1로 벌어지자 일본의 보우버 버트 감독은 뒤늦게 작전 타임을 불렀지만 이미 경기 흐름은 한국에게 넘어온 뒤였다.

이후 한국은 우선희(30ㆍ7골) 오성옥(36ㆍ4점) 이상은(32ㆍ3골)이 공격을 주도하고 오영란(36)이 잇따른 선방을 해내는 등 네 명의 ‘아줌마 부대’가 경기를 완전히 장악하며 점수차를 벌려나갔다. 결국 후반 중반 점수차가 두 자릿수로 벌어지자 일본은 후보들을 내보내며 일찌감치 패배를 인정했다.

임영철 여자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 핸드볼의 자존심을 걸고 싸운 한판이었다. 일본 원정의 부담감 때문에 지난 열흘은 지옥에 가있는 기분이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임 감독은 “베이징올림픽에서 4년 전 아쉽게 놓친 금메달을 따 아시아 핸드볼의 자존심을 찾아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승리의 주역이 된 맏언니 오성옥은 “많은 관중 속에서 기분 좋은 경기를 했다. 한국이 아시아 최강이라는 걸 보여줘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한편 남자핸드볼 대표팀은 30일 오후 7시20분 같은 장소에서 일본 남자 대표팀과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재경기를 벌인다.

도쿄=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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