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같은 건 싫어. 난 소중하니까.”
정보기술(IT) 기기에 ‘튜닝’(Tunning) 바람이 뜨겁다. 튜닝이란 기존 완제품의 외관에 그림을 그려 넣거나 스티커 등을 붙여 다른 제품처럼 보이게 하는 것. 자신만의 개성과 스타일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이 튜닝 바람은 최근 10대 중ㆍ고생들뿐만 아니라 20~30대 직장인과 40~50대 중ㆍ장년층에게까지 퍼지면서 IT 기기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튜닝 바람은 휴대폰과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노트북 등 주로 이동하면서도 사용할 수 있는 포터블 기기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인 옥션에서도 튜닝과 관련된 제품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종류 형태 디자인도 각양각색이다. 큐빅으로 제품을 치장하거나 아크릴 물감으로 색을 입혀 전면 컬러를 바꾸는 튜닝이 가장 많다.
튜닝 바람을 주도하고 있는 제품은 휴대폰. 옥션에는 튜닝스티커만 4,000여 개가 등록돼 있을 정도로 성황이다.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는 휴대폰 골드스킨 튜닝 제품은 하루 평균 1,000여 개씩 팔리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구름패턴이나 호피무늬, 악어가죽 스타일, 일러스트가 그려진 케이스 등 화려한 문양이 들어간 케이스는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다.
MP3플레이어나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 소형 디지털 기기의 케이스와 제품 전면에 붙이는 스킨도 인기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가죽케이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중ㆍ장년층이 즐겨 찾고 있는 가죽케이스의 최근 한달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다.
독특한 아이디어 작품들도 눈에 띈다. 특수한 소프트 실리콘 소재를 사용한 고양이 모양의 아이팟용 케이스는 구부러지는 꼬리가 붙어 있는 앙증맞은 디자인으로 젊은 층의 인기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튜닝 문화는 제품 출시에 직접 반영되기도 한다. 컴퓨터(PC) 전문 업체인 델에서는 화이트, 블랙, 레드, 블루, 옐로우, 핑크 등 8가지 컬러에 스트라이프, 플라워, 구름문양, 사각문양의 4가지 패턴까지 넣을 수 있는 튜닝 노트북 ‘인스피론1525’를 내놓았다. 제품의 컬러와 디자인은 구매자가 취향에 따라 직접 고를 수 있다.
온라인 상에서도 튜닝과 관련된 네티즌들의 높은 관심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의 튜닝 관련 카페 수만도 5,000여 개에 이르고, 전문 블로거들의 수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옥션의 디지털기기 총괄 정재명 실장은 “최근 디지털기기의 튜닝 제품들은 재질과 디자인 등이 다양해지면서 세대에 구애 받지 않고 구매층이 넓어지고 있는 게 특징”이라며 “요즘 마치 새로운 제품 모델인 것처럼 감쪽같이 연출해주는 럭셔리한 느낌의 제품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