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전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경쟁이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2월 5일 ‘슈퍼 화요일’에도 최종 승자가 결정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한층 힘을 얻고 있다.
22개 주에서 코커스(당원대회) 및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 경선 결과, 대의원 확보수에서 압도적인 승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엔 민주당 모든 경선이 끝나는 6월에 이르기까지 피를 말리는 ‘대의원수 싸움’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슈퍼 화요일에 지지 향배가 결정되는 대의원 수는 전체 4,049명의 52%에 해당한다. 때문에 슈퍼 화요일에 최종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거의 모든 주에서 승리를 거둬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민주당 경선 제도는 공화당처럼 어느 한 주에서의 승자가 그 주에 할당된 대의원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 독식’이 아니라 득표수에 따라 대의원 수를 배분하기 때문에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한 주자가 조기에 결정되기가 그만큼 어렵다.
과거엔 과반수는 아니어도 대세가 판가름 났을 경우, 선두 주자를 제외한 나머지 주자가 사퇴함으로써 최종 승자가 조기 가시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의 경선 구도가 20여년만에 처음이라고 평가될 정도로 첨예해진 상황에선 그 같은 가능성도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세론 보다는 대의원 수가 중요해졌기 때문에 경선을 통해 결정되는 선언 대의원이 아닌 당연히 대의원 자격을 갖게 되는 ‘슈퍼 대의원’의 주가도 그만큼 높아 졌다.
의회 의원, 주지사,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 전직 대통령 등 전현직 관료 등으로 구성되는 ‘슈퍼 대의원’의 수도 796명에 이르기 때문에 이들의 선택에 따라 최종 승자가 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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