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29일 저녁 최종 협상… 기존 구단이 '팀 스폰서 방식' 수용할지가 관건
이르면 30일 현대의 새 주인이 발표된다. 현대를 인수하는 기업은 M&A(인수 및 합병) 전문회사로 '팀 스폰서 방식'으로 프로야구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하일성 사무총장은 29일 "현재 1개 기업과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오늘 저녁 그쪽 관계자들을 만나 세부 사항을 최종 조율한다. 협상이 마무리되면 총재 결재를 받아 30일 오전 중으로 인수 기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 총장은 "기자회견에는 인수 기업 관계자들도 함께 참석할 것"이라며 "인수 금액은 확정이 됐다. KT보다는 분명 많은 액수다. 그러나 현재 프런트 고용 승계나 선수 수급 문제 등 몇 가지 사안에서 마지막 조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상일 총괄본부장도 "오늘 저녁 마지막 협상이 고비다. 어떤 형태로든 조율이 잘 되면 30일 발표할 것이다"고 밝혔다. 하 총장은 새로운 인수 기업이 '팀 스폰서 방식'으로 구단을 운영할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총재님 재가를 받아야 한다"고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나 다른 야구 관계자는 "현대를 인수하는 기업은 획기적인 방식으로 프로야구판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 것이다"며 "기존 구단들도 더 이상 모기업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프로야구를 살리기 위한 새로운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제8구단이 '팀 스폰서 방식'에 의해 운영될 것임을 시사했다.
'팀 스폰서 방식'은 M&A 전문회사가 일단 현대를 인수한 후 복수의 스폰서 기업을 통해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이 경우 팀 운영은 전문 기업이 위탁해 맡게 되며 운영 비용을 대는 국내 기업들은 구단 운영에는 신경 쓰지 않고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한마디로 소유와 경영이 완전 분리된 새로운 구단 운영 방식이다. 팀 명칭은 복수의 스폰서 기업 중 가장 많은 돈을 대는 투자 기업의 이름을 사용할 전망이다. 다른 기업들은 유니폼이나 헬멧 등에 기업 광고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의 새 주인이 확정될 때까지 넘어야 할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과연 기존 구단들이 이 같은 '팀 스폰서 방식'을 도입할 새로운 기업을 프로야구 회원으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일부 구단 사장들은 지난 18일 열린 이사회에서도 신상우 총재에게 "새로운 기업이 M&A를 목적으로 치고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고, 당시 신 총재는 사장들에게 "3개 후보 기업 모두 그런 곳은 아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2월에도 농협중앙회의 현대 인수가 무산된 후 미국계 부동산회사인 프로스테이트 홀딩스컴퍼니가 현대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다른 구단들은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회사"라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와 관련, 한 야구계 인사는 "KBO가 그동안 3차례나 협상에 실패했는데 이번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름대로 안전장치를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가 언급한 '안전장치'는 스폰서 기업이 일정 기간 이상 스폰서를 유지하는 방안이다.
현대를 인수하는 M&A 전문기업으로서는 1년에 최소한 150억원 이상이 들어가는 운영비를 댈만한 복수의 스폰서 기업을 찾는 게 가장 큰 과제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