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싱크탱크가 중국 주도의 ‘아시아판 유엔’인 아시아국가연합체를 창설, 중국의 평화굴기(和平掘起)를 도모한다는 내용의 ‘평화 비둘기’ 전략을 발표했다.
중국과학원 중국현대화연구센터는 29일 ‘중국 현대화 보고 2008’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판 유엔 창설, 아시아 유럽회의(ASEM)보다 강한 결속력을 지닌 아시아유럽 경제협력체 창설 등의 국가 비전을 밝혔다.
보고서는 “평화비둘기의 머리는 유엔이며, 본체라 할 수 있는 앞쪽 몸통은 중국이 매년 개최하는 보아오(博鰲)포럼과 아시아협력 대화를 기초로 결성될 아시아국가연합체”라고 밝혔다.
이어 “평화 비둘기의 동쪽 날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서쪽 날개는 ASEM 보다 강력한 아시아유럽 협력 조직이 담당하며 몸통 뒤쪽은 남미와 대양주 아프리카가 맡는다”고 덧붙였다.
이런 구상은 중국이 자국의 성장을 도모할 국제환경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중국 주도의 강력한 아시아질서를 창출할 필요성을 느끼고 아시아 유럽간 협력을 강화할 것임을 시사한다. 물론 이는 향후 중국이 국제정치에서 어떤 방향으로 외교력을 집중할 것인지도 예고하고 있다.
보고서는 또 “평화 비둘기의 비행은 유엔헌장과 평화협력의 증진이라는 나침반을 통해 이뤄진다”며 평화적 국제질서 원칙을 강조한 뒤 ‘아시아에서 먼저 선 뒤 세계를 향한다’(立足亞洲, 面向全球)는 기본 인식도 강조했다. 아시아에서 먼저 헤게모니를 확립한 뒤 미국의 APEC과 유럽의 ASEM을 적절히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평화 비둘기 전략은 향후 20~50년간 중국 현대화 국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며 중국 국가능력의 향상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중요시되는 아시아국가연합체의 창설을 위해 보고서는 보아오포럼이 열리는 하이난(海南)섬을 아시아 국가 연합 창설의 무대이자 아시아 각국을 연결하는 접착제로 상정, 이 섬 전체를 자유무역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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