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의 우승 행진은 어디까지일까.
예상대로 타이거 우즈(미국)의 압승이었다. 우즈는 프로 데뷔 첫해였던 1996년부터 13시즌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62승을 달성하며 이 부문에서 ‘살아있는 골프전설’ 아널드 파머와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 PGA투어에서 우즈보다 많은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샘 스니드(82승), 잭 니클러스(74승), 벤 호건(64승) 3명 뿐이다.
올시즌 첫 출전한 우즈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의 토리파인스골프장(파72ㆍ7,568야드)에서 열린 뷰익인비테이셔널 4라운드에서 1타를 줄여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우승했다. 우즈는 2위 이마다 류지(277타ㆍ일본)에 8타차 완승을 거두며 우승상금 93만6,000달러를 챙겼다.
이로써 우즈는 대회 4연패 달성과 함께 2006년부터 3년 동안 시즌 첫 출전 대회에서 우승하는 진기록을 이어갔다.
사상 첫 100승 달성은 언제
우즈가 62승 고지에 오르면서 파머의 통산 승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골프 전설’ 대열에 합류했다. 이제 스니드, 니클러스, 벤 호건 3명의 기록 경신은 물론 통산 100승도 충분히 가능하다.
우즈는 데뷔 이후 작년까지 12시즌에서 통산 61승을 올려 한 해 평균 5승씩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4시즌 후인 2011년에 스니드의 최다승 기록을 깰 수 있다. 또 우즈가 40세가 되는 2015년에는 통산 100승 달성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역대 다승 ‘톱5’ 중에 우즈의 우승행진이 가장 빠르다. 우즈를 제외한 다승 ‘톱4’ 가운데 니클로스가 16시즌 만인 37세에 62승을 차지했고 파머는 20년 만인 44세에 62승을 거뒀다. 우즈는 PGA투어 231개 대회에 출전해 62승을 거두며 승률 27%를 기록, 이 부문에서도 최고다. 당시보다 대회 수가 늘어난 것도 우즈의 기록경신에 유리한 조건이다. 파머는 “앞으로 타이거가 이뤄낼 업적은 셀 수 없이 많다”라고 후배에게 찬사를 보냈다.
올해 그랜드슬램 달성할까
우즈가 첫 단추를 잘 꿰면서 단일 시즌 안에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우즈는 지난 2000년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을 차례로 우승한 뒤 이듬해 마스터스를 제패해 ‘타이거슬램’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지만 ‘그랜드슬램’ 달성은 우즈에게도 난공불락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올해 US오픈이 열리는 대회장이 이번 대회가 열린 토리파인스골프장인데다 다른 메이저대회 개최지도 대체로 좋아하는 코스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게 점쳐치고 있다. 우즈 스스로도 “가능하다고 볼 이유가 여러가지 있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메이저대회 첫 대회인 마스터스는 4월에 열린다.
한편 우즈는 오는 31일부터 유럽투어 두바이 데저트클래식에 출전한 뒤 2월21일 열리는 액센츄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으로 PGA투어에 복귀한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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