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글로벌 SK'의 영토 확장을 위한 힘찬 발걸음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최 회장은 지난해에도 다보스 포럼을 비롯, 미국과 중동, 유럽, 페루 등의 현장을 직접 방문해 SK의 글로벌 경영을 지휘했다.
최 회장의 글로벌 경영에 대한 관심은 사업 영역의 확장뿐 아니라, 글로벌 지식 경영에까지 이어진다. 최 회장은 지난해 1월 다보스 포럼에서부터 3월의 ABC 포럼, 4월의 보아오 포럼, 5월의 상하이 포럼, 10월 베이징포럼에 이르기까지 5차례의 국제포럼에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이런 국제교류 행사를 통해 세계적인 석학들과 다양한 인맥을 구축함은 물론, 국제적인 식견을 쌓고 다양한 분야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해 글로벌 경영 전략에 반영한다.
최 회장은 지난해 15차례에 걸쳐 90일 이상을 해외 각지를 발로 뛰며 글로벌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한 달 중 일주일 이상을 해외 현장에서 보낸 셈이다.
최 회장의 이 같은 글로벌 경영의 성과는 그룹 전체의 해외 수출로 연결돼 2005년 수출 200억달러 돌파에 이어 올해 300억달러 달성이 확실시된다. SK에너지는 지난해 매출 24조6,000여 억원 중 50%를 해외 수출에서 달성하며 수출기업으로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최 회장의 글로벌 경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는 지난해 CEO 세미나에서 잘 나타난다. 최 회장은 "글로벌 경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한계라고 생각 될 수 있는데, 이는 다른 측면에서 보면 변화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으며, 그래서 그것을 글로벌 성과와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한다. 설사 실패한다고 해도 책임을 묻기 보다는 그 성과를 인정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글로벌리티(Globality)'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한다. 지난해 경기 용인 SK아카데미에서 최 회장과 임원들이 가진 대화의 시간. 주요 계열사 임원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최 회장은 "자신이 속한 계열사가 국내에서 매년 10%씩 10년 동안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임원은 손을 들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100여명의 임원 가운데 어느 누구도 자신 있게 손을 들지 못했다. 최 회장은 기다렸다는 듯,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글로벌리티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글로벌 SK는 시스템이 뒷받침 돼야
"마인드만 갖고는 어렵다.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최 회장은 올해부터 글로벌 영역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조직과 제도, 프로세스, 문화, 사람 등이 모두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SK는 최 회장의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올해 초부터 모든 조직을 글로벌 체제로 바꿨다.
우선 회사 내 회사인 CIC제도를 도입했다. SK에너지의 경우 조직 개편을 통해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하는 R&C(Resource & Chemicals) 유정준 사장이 글로벌 경영을 이끌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해외법인 'SKI(SK International)'을 신설하고 사업부문 내 하위조직으로 존재하던 중국본부도 CEO 직속으로 독립시키는 등 글로벌 사업역량을 대폭 강화했다.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 해외 석유개발 사업을 강화 중인 SK그룹은 전세계 15개국 27개 광구에서 생산 및 탐사활동을 진행하며 명실공히 '무자원 산유국'의 비전을 현실화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이라크 바지안 광구와 페루 Z-46 광구, 베트남 15-1/05 광구 등 올해에만 3개 광구에 대해 신규 탐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SK에너지가 올해 석유개발에 투자할 금액은 5,400억원. 2015년엔 지분원유 보유량을 10억배럴 수준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SK는 이에 멈추지 않고 유연탄과 구리, 금 등으로 해외 자원 영토를 넓혀 '자원 독립국'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만우 SK에너지 상무는 "지난해엔 자원개발 등 해외사업의 매출 증가로 창사 이래 처음 매출 70조원을 달성했다"면서 "해외사업이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글로벌 관련 조직과 인력을 재정비하고 시스템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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