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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미국의 선택/ 흑인80% 몰표… '인종 대결' 부메랑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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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미국의 선택/ 흑인80% 몰표… '인종 대결' 부메랑 될까

입력
2008.01.2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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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치러진 미 민주당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압승함으로써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구도는 다시 활시위처럼 팽팽해졌다.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승리이후 뉴햄프셔, 네바다주에서의 연패로 다소 위축됐던 오바마 의원은 2월5일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강력한 추진력을 얻었다. 오바마 의원의 승리는 예견된 것이기는 했지만 경쟁자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기록한 27% 득표의 두 배가 넘는 큰 표 차이의 압승이어서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오바마 의원을 55% 득표라는 압도적 승리로 밀어올린 원동력은 누가 뭐래도‘블랙 파워’였다. 예비선거에 참여한 민주당 유권자 가운데 절반이 흑인이었는데 출구 조사에 따르면 흑인의 80% 이상이 오바마 의원에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술적으로 따져보면 전체 55% 득표 가운데 40% 이상이 흑인들 표였고 나머지 15%만이 백인을 중심으로 한 비흑인들 사이에서 얻은 지지였다. 오바마 의원은 흑인들을 향해 “투표장에 나와서 나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고 흑인들은 기록적인 투표율로 화답했다.

그러나 오바마 의원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의 결과는 흑백간‘인종 선거’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인종적 대립양상을 보여 오바마 의원에게는 만만치 않은 숙제로 남게 됐다. 흑인표의 결집 현상이 동시에 백인표도 뭉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백인들 사이에서 오바마 의원에 대한 지지가 쇠퇴하는 ‘부메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생겼다. 그러한 조짐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에서 어느 정도 현실화했고 ‘슈퍼 화요일’경선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출구조사 결과 오바마 의원은 흑인표의 80%를 거머쥐었지만 백인들 사이에서는 25%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나머지 75%의 지지를 백인 주자인 힐러리 의원과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이 나눠 가졌다. 백인 인구가 압도적이었던 아이오와 코커스나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는 백인표를 놓고 오바마 의원이 힐러리 의원과 대등하게 접전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 현상은 우려할만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결과와 관련해선 오바마 의원을 위해 이러한 부정적 측면보다는 긍정적 효과가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도 유력하다. 우선 오바마 의원에 대한 백인 지지의 감소 추세가 힐러리 의원측이 내심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완만하고 또 이러한 현상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독특한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은 오바마 의원에게 고무적이다.

이러한 분석은 백인들 25%의 지지를 결코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힐러리 의원측이 교묘하게‘인종적 편가르기’를 시도했다면 앞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로 이어진다. 힐러리 의원측은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최대한 활용해 ‘네거티브’공세를 포함, 오바마 의원에게 무차별 공격을 퍼부었지만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점도 ‘변화와 희망’을 바탕으로 ‘미래’를 얘기하는 오바마 의원의 강점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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