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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불안 여진… 사흘 못 버틴 美부양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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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불안 여진… 사흘 못 버틴 美부양책

입력
2008.01.2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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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 대출) 부실 확산에 따른 세계 금융충격의 여진(餘震)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주말 유럽과 미국 뉴욕 증시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0년 만에 대규모(0.7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한 약발도 3일을 못 버틴 셈이다.

제조업체의 호실적에다 뚜렷한 금융권 악재가 없었는데도, 막연한 전망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시장의 불안심리가 재차 불안을 키우는 형국이다. 시장참여자들은 이번 주 줄줄이 쏟아질 금리ㆍ경제지표 발표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171.44포인트(1.38%)나 떨어져 금리인하 이후 2일간의‘반짝’ 상승세를 멈췄다. 나스닥과 S&P500지수 역시 각각 1.47%, 1.59% 떨어졌다. 앞서 이날 유럽증시도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영국 FTSE 100지수는 0.1%, 프랑스 CAC 40지수는 0.8%, 독일 DAX30지수도 0.1%(4.33포인트) 밀렸다.

눈 앞의 호재보다는 언제 수면 위로 떠오를지 모를 악재를 두려워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주가의 재하락을 부채질했다.

전날 미 의회 지도부와 정부가 1,5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합의한데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형 제조업체의 실적이 좋은 것으로 나오면서 다우지수는 장 중 한때 100포인트 넘게 오르기도 했으나 이내 고꾸라졌다.

하락은 JP모건, 씨티그룹 등 금융주들이 이끌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손실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바클레이가 이날“미국 1, 2위 채권보증업체 MBIA와 암박 파이낸셜의 신용등급이 한단계 하향 조정되면 이들로부터 채권 보증을 받은 은행들의 부실 규모가 최소 22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한 게 악재였다. 바클레이는 “채권보증업체의 신용등급이 4단계 내려갈 경우, 은행들의 상각 규모는 6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의 감원 방안 발표도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해 월가 금융회사들이 최악의 실적을 낼 시기에도 홀로 116억 달러의 순이익을 낸 골드만삭스는 이날 “업무성과가 부진한 하위 5%, 최대 1,500명의 직원을 수주 내에 해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매년 해오던 조치로 이는 업무성과와 관련된 것이지 감원이 아니다”고 설명했지만 시장은‘골드만삭스마저 감원을 추진하는 것은 그만큼 올해 영업환경이 안 좋아질 것이라는 증거’로 해석했다.

이번주도 시장의 최대 관심은 역시 금리인하다. 지난 주 긴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열리는 1월 정례 FOMC에서 또 다시 금리를 내릴지, 어떤 성명을 발표할 지가 큰 변수다. 벌써부터 시장은 큰 폭(0.5%포인트)의 인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미지수. 금리를 내리는 것 자체가 미래의 버블을 키운다는 점에서 부작용을 안고 있다.

미 FRB가 지난 주 프랑스 소시에떼제네랄(SG)은행이 금융사고 후유증으로 대규모 선물을 매도한 것이 세계 증시 폭락을 주도한 점을 제대로 몰랐던 것으로 드러난 것도 추가 금리인하를 전망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들도 쏟아진다. 소비의 출발점으로 여겨지는 고용지표와 경제성장률 등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 경우, 경기후퇴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아발론 파트너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피터 카딜로는“시장은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더 확인하고자 하고 있다”며 “이번 주 발표될 경제지표 등이 시장의 분위기를 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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