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여자단식 8년만에 무실세트 우승혼합복식에선 순티안티안·지몬지치조 패권
이제 다시 마리아 샤라포바(5위·러시아)의 시대다.
2004년 최고 권위의 윔블던오픈 우승을 차지한 샤라포바의 나이는 불과 17세였다. 아름다운 외모까지 갖춘 샤라포바는 새로운 테니스의 ‘여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진정한 샤라포바의 시대가 열리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다. 여전히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미국의 윌리엄스 자매와 완벽한 백핸드를 구사하는 쥐스틴 에냉(1위·벨기에)이 버티고 있었다.
지난 해 1월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던 샤라포바는 이후 단 한 개의 메이저 트로피도 차지하지 못하고 5위까지 주저앉았다.
사람들의 뇌리에는 그의 천부적인 재능 대신 경기 내내 시끄러운 괴성만 질러대는 별난 선수라는 기억만 남기 시작했다.
하지만 ‘테니스요정’의 저력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5번 시드를 받고 올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 출격한 샤라포바는 세계 랭킹 5위 안에 드는 3명의 강자를 차례로 제압하고 정상에 오르며 완벽한 부활을 선언했다.
내용도 압도적이었다. 8강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에냉을 2-0으로 완파했다. 2세트는 6-0 일방적인 승리였다. 4강에서 마주친 4위 옐레나 얀코비치(세르비아)에게도 2-0 완승이었다.
27일(한국시간) 결승전에서 상대한 또 다른 미녀스타 안나 이바노비치(3위·세르비아)에게도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호주오픈 7경기 무실세트 우승. 2000년 호주오픈 린제이 대븐포트(51위ㆍ미국) 이후 8년 만의 기록이다.
샤라포바가 7경기 동안 내준 33게임은 1988년 우승자 슈테피 그라프(독일)의 29게임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기록이기도 하다.
윔블던오픈과 US오픈에 이어 호주오픈을 정복하며 통산 3회 메이저대회 우승을 한 샤라포바는 오는 5월 프랑스오픈만 정복하면 시기에 상관없이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루게 된다.
한편 27일 열린 혼합복식 결승에서는 순티안티안(중국)-네나드 지몬지치(세르비아)조가 사니아 미르자-마헤시 부파티(이상 인도)조를 2-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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