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찬란한 공주 캐릭터 가방, 정말 사줘야 할까요?”(ID: aroa30)
한 육아 사이트의 예비 초등학생 정보방에 올라온 하소연이다. 초등학교 입학 준비물 중에서도 아이와 엄마의 의견이 가장 크게 엇갈리는 품목이 가방. 유행하는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이왕이면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오래 쓸 수 있는 가방을 사주고 싶은 엄마 사이의 힘겨루기가 만만치 않다.
박진우 휠라 용품기획팀장은 “한창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이니만큼 그림이나 무늬에 신경쓰기보다는 아이의 신체나 성장 발육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기능적인 측면을 먼저 고려하라”고 말한다. 엄마의 눈높이에 맞추기보다 필수 기능을 충족한다는 전제 아래 아이의 기호를 우선하라는 것이다.
정보방에 수십여 개 올라온 선배 엄마들의 답글도 비슷하다. “저희 아들 입학할 때 디자인과 편리성을 생각해서 최고로 비싼 가방을 사줬더니 그 가방엔 통 관심도 없고 길거리에서 파는 오천원짜리 가방이 좋다고 사달래서 그 가방 들고 다닙니다. 장롱에 넣어둔 비싼 가방은 언제 가지고 다닐런지? 아이가 갖고 싶은 가방 사 주세요.”(ID:해성맘) “캐릭터 가방, 엄마들은 싫어해도 그게 나름 아이에겐 자부심인가 봐요. 저도 정말 질색하는데 아이들은 너무 부러워하거든요.”(ID: 부자고파) “남자애들은 1년 지나니까 찢어지고 터지고… 가방이 수선할 수도 없는 지경이던데요. 어차피 고학년 되면 캐릭터는 창피해서 못들고 다닌대요. 처음엔 아이가 원하는 것으로 사주는 게 나을 것 같네요.”(ID: 은지맘)
캐릭터 고민이 해결됐다면 디자인과 기능을 꼼꼼히 따져보자. 가장 중요한 것은 무게다. 책과 교구를 넣으면 초등학생 가방이라도 무게가 꽤 나간다. 같은 크기라도 어떤 소재를 사용했느냐에 따라 가방 무게 차이가 나므로, 들어보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제품을 고른다. 성형 몰드 소재 등을 사용한 제품은 가방 앞면이 딱딱해 보여도 무게는 상당히 가볍다.
아이의 키와 체형에 맞춰 가방의 크기와 어깨끈 길이 등을 꼼꼼히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체형에 맞지 않게 너무 큰 가방은 책을 넣었을 경우 가방이 늘어지면서 무게감이 더 나가 아이의 성장 발육이나 자세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이가 직접 매보고 고를 수 있도록 한다.
어깨끈과 등판 부분의 통기성과 쿠셔닝이 좋은지도 고려해야 한다. 남자아이들의 경우 활동량이 많은 만큼 땀도 많이 흘리므로 등판과 끈을 에어메쉬 소재로 해 시원한 감촉을 살린 것이 더 선호된다. 또 터치라이트(손을 대면 불빛이 반짝거리는 것)나 형광 색상 등을 사용한 제품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야간에 쉽게 눈에 띄어 안전성을 확보하는 부수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디자인 면에서는 가방 윗부분이 네모난 것이 더 편리하다. 윗 부분이 둥글면 교과서는 들어가지만 파일이나 조금 큰 노트 등은 안 들어가 귀퉁이가 구겨지기 때문에 불편하다.
밝은 색상이 등하교시 눈에 잘 띄어 초등학교 저학년용으로는 더 알맞다고 하지만, 남자아이가 쓸 가방이라면 아무래도 옅은색 가방은 때가 많이 타게 되므로 짙은 색상이 낫다. 또 가방과 세트로 나오는 신발주머니는 윗부분이 열려진 상태에서 찍찍이로 여닫는 것보다 지퍼가 달린 것을 골라줘야 장난 치고 다니다 실내화를 잃어버리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올해 초등학생용 책가방은 시장 제품이 2만~4만원대(신발주머니는 5,000~1만원대), 헤드 빈폴 톰키즈 아이찜 등 브랜드 제품이 6만~8만원대(신발주머니 2만~3만원대)로 나와 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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