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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경제 짙은 먹구름"/ 성장률 새 정부 목표치 반토막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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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경제 짙은 먹구름"/ 성장률 새 정부 목표치 반토막 전망도

입력
2008.01.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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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지난해 우리 경제가 예상보다 높은 4.9% 성장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25일.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 UBS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1%에서 3.6%로 대폭 낮춰 잡았다. 새 정부의 목표치인 6%의 반토막에 가까운 수치다.

사실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새 정부가 제시한 6%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보는 경제연구소나 금융기관은 전무하다. 골드만삭스, 삼성경제연구소, 현대경제연구원 등이 발표한 5%대 성장률이 그나마 가장 높은 수준이다. 더구나 최근 몇 달 새 한은, 금융연구원, LG경제연구원이 잇따라 성장률 전망치를 내려잡아 비관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물론 악재는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다. UBS가 비단 한국 경제만 어둡게 전망한 것은 아니며, 미국발(發) 경제 위기에 따라 세계경제 성장률과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의 경제성장률도 대폭 하향조정했다.

UBS는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과 유럽, 일본, 아시아의 자국 내 소비는 견조하지 못한 모습을 보일 것이며, 이는 한국의 수출 증가세를 둔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등이 경기침체로 소비가 줄어들면 한국 같은 수출지향형 국가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은도 지난해 4분기 수출지표가 좋았다고 해서, 올해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춘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4분기 지표로 올해를 전망하기에는 다소 모순이 있다"며 "지금까지 나타난 통계로 보면 올 들어서도 수출이 굉장히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선진국에 진입하기도 전에 5% 미만의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것도 걱정이지만, 성장의 질도 문제다. 국내총생산(GDP)과 국내총소득(GDI) 간 괴리가 여전히 극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으로 치면 매출은 늘었는데, 이익은 별로 없는 형태다. GDP가 전체 매출규모라면 GNI는 이익으로 볼 수 있는데, 지난해 4분기 GDI성장률은 GDP성장률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GDI성장률은 그 동안 GDP성장률을 꾸준히 밑돌다가 지난해 3분기 때 극적으로 GDP성장률을 뛰어넘었으나, 4분기 들어 다시 하락했다. 고유가와 원자재가 상승으로 수출을 많이 해도 실제 수익증가는 크지 않은 탓이다.

체감경기와 직결된 GDI 수치악화는 해외 교역조건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해결책도 마땅치 않다. 올해 우리 경제는 국내 악재보다 해외 악재를 면밀히 지켜보며 대책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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