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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드넓은 설원 새하얀 삼나무 숲 속절없이 빠져드는 스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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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드넓은 설원 새하얀 삼나무 숲 속절없이 빠져드는 스키어

입력
2008.01.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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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지 않는 리프트, 거칠 것 없는 나만의 슬로프, 그리고 무릎까지 쌓인 밀가루 같은 보송보송한 설질의 파우더 스노. ‘좀 탄다’는 스키어, 스노보더들이 꿈꾸는 ‘황제 스키’다.

최근 한국에도 스키장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양과 질에서 만족스러운 정도는 아니다. 그래서 스키어의 눈은 자꾸 바다 밖으로 돌아가고, 비행시간 짧고 대규모의 최신 시설에 푹신한 자연설까지 갖춘 가까운 일본이 겨울 스키 여행지로 부각되고 있다.

니가타는 소설 <설국> 의 무대답게 일주일에 5일은 눈이 내린다는 ‘눈의 고장’이다. 작은 도시 에치고유자와 인근에만 해도 13개의 스키장이 있다. 그 중 최고로 꼽는 스키장은 나에바다. 다케노코산(1,789m)을 정점으로 27개의 슬로프와 18개의 리프트를 갖춘 매머드급 스키장이다. 최장 활주거리가 4km에 이르고, 야간(밤 9시까지)에도 일부 슬로프를 개장한다.

나에바 스키장의 또 하나의 명물은 ‘드래곤돌라’. 길이 5.5km의 세계 최장 곤돌라다. 이 곤돌라는 산 옆자락의 카구라, 타시로, 미츠마타 스키장을 연결한다. 이 3곳 스키장의 슬로프 수는 모두 23개. 나에바 스키장 통합권이 있으면 4개의 스키장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이중 카구라는 나에바보다 슬로프 정상(1,845m)이 높고, 눈도 더 많이 내린다. 카구라 스키장의 베이스에는 ‘파우더 스테이션’이라는 간판이 자랑스럽게 걸려있다. 이곳은 눈을 정설하지 않은 자연설 그대로의 파우더 스키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나에바 스키장에서 가을에는 단풍 관광용으로 이용하는 드래곤돌라를 타고 15분 가량 삼나무숲의 설경을 감상하다 보면 타시로 스키장이다. 이곳에서 슬로프와 리프트를 번갈아 타고 4,5번 오르락 내리락 하면 카구라 스키장이다.

카구라 슬로프에 서니 눈은 무릎까지 올라왔다. 인적 없는 슬로프를 타고 내려가는 길. 눈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느낌이다. 자연설이다 보니 제동이 급격히 걸린다. 몸이 기우뚱, 한바퀴 굴러 넘어지는데 푹신한 이불 위로 떨어지는 듯하다. 넘어지면서도 행복한 느낌이랄까. 단, 눈이 깊다 보니 일어나서 떨어져 나간 스키 플레이트를 찾는데 꽤나 애를 먹어야 했다.

함께 스키를 탄 한 스키 전문가는 “미답의 설산을 타고 내려오는 느낌이다. 1,000만원씩이나 내는 헬리스키(헬기를 타고 산 정상에 내려 자연설 위로 하강하는 스키)를 타는 기분이다”라고 환호했다.

스키장 주변에는 1,782개나 되는 객실을 갖춘 메머드급 프린스 호텔을 비롯하여 일본식 여관과 펜션 90여 개가 밀집해 있다. 온천과 수영장, 오락실, 쇼핑몰 등 유흥 위락시설을 완비한 프린스호텔은 가족 단위 휴양지로 손색이 없다.

에치고유자와 시내의 갈라 스키장은 신칸센역과 바로 이어져 있다. 플랫폼을 나오면 바로 스키 베이스. 리프트 발권과 렌탈이 이뤄진다. 이곳에서 곤돌라를 타고 오르면 해발 800m 높이에 본격 스키장이 펼쳐진다. 슬로프의 수는 총 15개다.

이밖에 시내 곳곳에 나스파(슬로프 8개), 유자와코겐(5개), 파인릿지(13개), 이와빠라(13개) 등 수준급 스키장들이 들어서 있다.

스키, 스노보드에 자신없는 이들은 시내의 RSS 스노모빌랜드에서 스노모빌 등을 즐길 수 있다. 야구장과 육상경기장 등 인근 눈 덮인 운동장에서 스노모빌 체험이 이뤄진다. 엔진의 굉음과 함께 설원을 질주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안전교육과 실습이 포함된 반나절 코스가 1인당 1만5,000엔이다.

니가타=글ㆍ사진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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