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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달과 6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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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달과 6펜스

입력
2008.01.2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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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싯 몸 / 민음사소설로 쓴 고갱의 삶과 예술… 광기의 영혼 vs 위선적 속물

1874년 1월 25일 영국의 작가 서머싯 몸이 태어났다. 1965년 91세로 몰. 프랑스 파리에서 영국대사관 고문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난 몸은 어릴 적 일찍 부모를 잃고 선천적인 언어장애가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1919년 발표한 소설 <달과 6펜스> 로 세계적 명성을 얻으면서 그 전에 썼던 자전적 소설 <인간의 굴레> (1915)도 재평가를 받았고 ,이후 사망하기까지 수많은 작품을 발표하며 작가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

아무래도 가장 널리 읽히는 몸의 작품은 <달과 6펜스> 다. 국내에도 20여종 가까운 번역판이 나왔을 정도인 이 소설은 잘 알려져 있듯 프랑스 화가 폴 고갱(1848~1903)을 모델로 한 것이다. 민음사 번역판은 고갱의 그림 ‘황색 그리스도가 있는 자화상’을 표지로 쓰고 있다.

1904년 세기초의 파리에서 보헤미안 생활을 하며 예술가들과 사귀다, 타히티에서 죽은 고갱의 이야기를 듣고 강렬한 인상을 받은 몸은 고갱을 소설로 쓰기 위해 1916년 타히티를 답사했다. 지금도 타히티가 세계인들에게 원시적 낙원의 이미지로 강렬하게 각인돼 있는 것은 <달과 6펜스> 의 영향도 크다.

중년의 증권 브로커 스트릭랜드가 느닷없이 홀린 듯 화가가 되겠다며 처자와 직업을 버리고 파리를 거쳐 태평양의 외딴 섬을 찾아가서 그림을 그리다 문둥병에 걸려 죽음을 맞는다는 소설 내용은, 약간의 변형만 아니면 고갱의 삶 그대로다. 몸은 제목에서 작품의 주제를 드러내고 있다.

달은 신비, 욕망, 영혼, 상상 등의 상징이다. 6펜스(sixpence)는 영국에서 최저 단위로 쓰였던 한 닢의 은화, 곧 하찮은 것의 상징이다. 몸은 그처럼 주인공 스트릭랜드의 삶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예술에 사로잡힌 광기 어린 영혼의 편력과 속물근성에 젖은 위선적 인간, 마성적인 비범성과 천박한 세속성을 대비시킨다. “예술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예술가의 개성이 아닐까 한다, 개성이 특이하다면 나는 천 가지 결점도 기꺼이 다 용서해 주고 싶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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