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내에서 단기간 돈을 모아 동남아 등 물가가 싼 나라에서 장기 체류하는 일본 젊은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에게 붙여진 이름은 ‘소토코모리족’. 외부를 뜻하는 ‘소토(外)’와 ‘틀어박히다’란 의미의 ‘코모리’를 합성한 것으로, ‘외국에 틀어박혀 있는 족속’이란 뜻이다.
이들의 생활 패턴은 단순하다. 우선 일본에서 아르바이트 등 임시직을 통해 50만~100만엔 정도의 자금을 모은다. 그 후 생활비가 싼 태국의 방콕이나 캄보디아의 프놈펜, 라오스 비엔티안, 터키 이스탄불, 이집트의 카이로 등으로 출국해 장기 체류 생활을 즐기는 것이다.
대부분 사회 적응에 실패한 20~30대 젊은이들로, 생활비가 떨어지면 귀국해 자금을 충전하는 식으로 몇 년이고 소토코모리를 이어간다. ‘코모리’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여행이나 관광보다는 숙소에서 틀어박혀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특징 중에 하나다.
소토코모리족의 최고 ‘성지’는 태국 방콕의 카오산 거리이다.
여행자 거리로 유명한 이곳은 여행 숙박자중 절반이 일본인 소토코모리족이다. 물가가 싸면서도 번화가여서 싼 값에 일본과 거의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숙소에서 틀어박혀 빈둥거려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사회 분위기도 이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일본을 떠나는 젊은이들’의 저자 시모카와 유지(下川裕治)는 “그들의 주요 일과는 하루 100엔짜리 숙소에서 책을 읽던지 동료들과 잡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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